'소나무 에이즈'를 막아라

재선충병 방제특별법 9월 시행, "재선충 발생지역 소나무 반출금지"

등록 2005.09.02 15:01수정 2005.09.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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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재선충 감염지역으로 유명했던 포항시 기계면 내단리. 대구-포항 고속도로 옆  야산은 감염된 소나무로 폐허를 보는 듯! 베어진 감염 소나무는 올해 소각처리됐다.
지난해 재선충 감염지역으로 유명했던 포항시 기계면 내단리. 대구-포항 고속도로 옆 야산은 감염된 소나무로 폐허를 보는 듯! 베어진 감염 소나무는 올해 소각처리됐다.추연만
일단 감염되면 치료 방법이 없고 전염성도 강해 '소나무 에이즈'로 알려진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한 특별법이 9월 1일부터 발효됐다. 특별법이 시행됨으로써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한 전국 49개 시·군·구는 '소나무류 반출 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이날부터 발병지역 소나무 반출이 전면 금지된다.

정부는 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에 의한 확산보다 미처 방제되지 않은 소나무 반출에 의한 재선충병 확산 가능성이 더 높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특별법을 발의했다. 식물을 대상으로 특정병에 대한 방제 특별법을 만들기는 건국 이래 처음이며 점차 확산되는 소나무 피해를 막을 마지막 카드를 꺼낸 셈이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재선충병은 점차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나무벌레)와 감염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위)
소나무 재선충(나무벌레)와 감염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위)산림청
지난해는 포항·경주를 거쳐 올해는 경산·청도·대구·안동지역까지 북상했으며 곧 금강송 자생지인 울진·봉화지역까지 확산될 우려에 놓여 있다. 이러다간 '한국의 허파'인 백두대간마저 훼손되는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피해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약 75배인 2만2525ha에 이르며 소나무 90만 그루가 말라죽거나 잘렸다. 재선충병은 아직까지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발병한 소나무는 결국 100% 죽는다.

재선충(나무벌레)이 나무 조직 안에 살면서 수분 이동 통로를 막아 소나무를 죽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적인 확산뿐 아니라 사람들 부주의로 재선충이 더욱 확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재선충 전염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에 의한 자연 확산거리는 한 해 동안 2∼5km에 불과하지만 발생지역 소나무 무단 이동으로 단기간에 재선충이 전국으로 퍼졌다는 것.

지난 6월 재선충이 발견된 경북 안동의 경우 발생지역 도로개설 과정에서 생산된 소나무가 차량으로 이동, 찜질방 땔감으로 이용되는 과정에서 전파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확산 속도라면 100년 후 한국에는 소나무가 멸종될 것이라 우려를 한다.


재선충병 저지에 실패한 일본, 대만은 일부 지역을 빼고 소나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태라 한다. 삼림청도 우리 나라 산림의 약 26%가 소나무 숲인데, 앞으로 그 피해가 어느 정도로 커질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특별법이 발효됨에 따라 지난해 대표적인 재선충병 발생 지역으로 유명한 포항시 경우, 기계면 내단리 반경 10km이내 지역은 소나무 반출 및 이송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경주시 삼릉 일대 소나무.  남산을 비롯해 경주유적 주위엔 멋스런 소나무가 많지만 재선충에 자유롭진 않다.
경주시 삼릉 일대 소나무. 남산을 비롯해 경주유적 주위엔 멋스런 소나무가 많지만 재선충에 자유롭진 않다.추연만
또 포항시 연일읍 학전·달전·유강리와 기계면 하대·현내·미현리, 신광면 흥곡·냉수리 지역에서 소나무를 이동하거나 판매할 경우 최고 1천만 원의 벌금처분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기계면 내단리 일대 재선충 발병지역 안에서 올 들어 추가로 600여 그루가 감염된 것을 발견함에 따라 포항시는 오는 10월부터 전면적인 방제 및 훈증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청하면 서정리 인근 야산에도 수십 년생 소나무 20여 그루가 죽어 있어 관계 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단속 초소 3곳 설치와 예찰원 배치로 예찰조사와 감염나무 이동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림청 관계자는 "재선충은 나무 속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감염되면 반드시 소나무를 베어야 한다"고 밝히며 "빠른 발견과 피해 소나무 반출방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말라죽은 소나무나 감염나무 이동을 보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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