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의 앞에는 건물터가 자리하고 있고 뒤에는 계림 숲이 보인다.정헌종
계림(鷄林)은 첨성대(瞻星臺)를 뒤로하고 옛 궁궐로 추정되는 궁터를 지나 곧바로 몇 개의 왕릉을 오른쪽으로 하여 조금만 지나면 나타난다. 이 숲에는 신(神) 나무라 불리는 회화나무와 왕버들,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의 고목이 울창하게 서 있으며 최근에 심어진 것으로 보이는 보리수가 한때 어우러져 고목의 당당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또한 이 곳은 계림이라는 이름에서 보여주듯이 신라왕성인 김씨의 시조 김알지(金閼智)의 탄강(誕降) 전설과 관계 깊은 곳이기도 하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기록된 김알지 탄강신화를 보면, 탈해왕 4년 어느 밤에 호공(瓠公)이 월성 서쪽 마을을 지나 가는데 마을 옆의 시림(始林)이 온통 환한 광명으로 차 있었다.
자줏빛 구름이 하늘에서 숲 속으로 드리워져 있었고 구름 속으로는 황금으로 된 궤 하나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숲 속을 밝히는 그 광명은 황금궤에서 번져 나오고 있었고 그 나무 아래에는 흰 닭 한 마리가 울고 있었다. 호공은 궁궐로 달려가서 이 광경을 탈해왕에게 고하자 왕은 즉시 시림으로 거동하여 궤를 열어 보니 그 속에는 한 사내아이가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