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김유자
모과. 사투리로 모개라고도 부르는 이 열매는 울퉁불퉁 못생겼습니다. 그러나 향기만은 어느 과일 못지않게 좋아 승용차 뒤쪽이나 앞에 몇 개씩 놓아두고 향을 음미하기도 하고 차를 담그기도 합니다.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백화점 식품부를 기웃거리는데 노랗게 익은 모과가 참 보기 좋았습니다. 마침 그 앞을 마흔 가량된 아저씨와 초등학교 3, 4학년 쯤 된 아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빠, 이 과일 이름이 뭐야?"
"응, 레몬."
마침 모과 옆에는 레몬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레몬에 붙였어야 할 스티커가 백화점 직원의 부주의로 모과에 붙게 된 것이지요.
저 아이는 언제쯤이나 그게 레몬이 아니라 모과라는 걸 알게 될까요? 혹시 모과를 두고 친구들과 레몬이라고 끝까지 우기다 싸우지나 않을까요? 처음부터 잘못 알게 되면 고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 생각해보는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