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누출된 기름증기로 폭발"

'대구 사우나 폭발' 1차 합동감시결과 발표

등록 2005.09.04 12:41수정 2005.09.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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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폭발사고 이틀째인 3일 낮 합동감식반과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들이 현장에서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폭발사고 이틀째인 3일 낮 합동감식반과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들이 현장에서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 수성시티월드사우나 폭발사고는 지하1층 기름탱크에서 발생한 기름증기가 원인을 알수 없는 불꽃 등 화기와 접촉해 발생한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구체적인 화기나 점화원(화기가 시작된 지점)이 어딘지는 합동감식반의 추가 정밀감식이 끝나야 알 수 있어 최종 수사 발표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4일 오전 10시 1차 감식결과 브리핑을 하면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7개 기관의 합동 감식결과, 지하 1층 기름탱크 주위에서 체류된 유증(기름 증기)에 의한 폭발성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직후에는 보일러실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1차 감식결과는 보일러실이 아닌 기름탱크가 설치된 공간에서 가장 큰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장 큰 폭발이 일어난 폭심지는 기름증기가 가장 많이 쌓인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탱크실"이라고 밝혔다.

"배출관 틈새로 퍼진 기름증기가 화기 접촉"... 점화원은 아직 몰라

경찰은 이러한 추정의 근거로 기름탱크실과 보일러실 사이 다방의 벽면이 보일러실 쪽으로 기울어졌고 출입문 등의 쓰러짐 현상이 기름탱크실 중심으로 퍼져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경찰은 경찰은 기름탱크 상층부에 설치된 기름증기 배출관 접합부분에 약 3센티미터 가량의 틈새가 생긴 것에 주목하고, 기름증기가 이 틈새를 통해 다방까지 서서히 확산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에는 지하 1층에 상당한 양의 기름증기가 쌓여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기름증기 배출관이 오작동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염두해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기름탱크와 보일러실을 연결하는 배관에서 생긴 균열 등으로 기름증기가 누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폭발원인이 기름증기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폭발을 일어나게 한 화기는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영업이 중지된 다방에서는 가스배관이 잠겨있고 가스렌지나 전기시설 등에서도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1차 감식결과 드러났다. 또 폭심지 등에서도 시신 흔적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아 점화원을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구체적인 화기와 점화원을 찾는데 수사력을 높이고 있고 현장에 남아있는 보일러용 기름을 채취, 국과수에 의뢰해 놓은 상태. 또 경유 공급업체 등을 상대로 불량기름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또한 경찰은 사고가 발생하기 2시간 30분전 쯤 사우나 주인의 남편인 정아무개(사망)씨가 고무 호스를 들고 기름탱크 주유지점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사고당일 기름을 주유했을 것 가능성도 염두해 두고 있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와 합동으로 내일(5일) 오전 10시부터 2차 합동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사우나폭발 사고의 피해자는 처음보다 다소 늘어나 4일 오전 현재 사망자 5명, 부상자 50명(중상 7명·경상 43명) 등 모두 55명이다.

a 유리창과 건물 외벽의 설치물들이 대부분 심각하게 파손된 가운데 오른쪽 유리창에서는 여전히 불길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유리창과 건물 외벽의 설치물들이 대부분 심각하게 파손된 가운데 오른쪽 유리창에서는 여전히 불길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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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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