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이 행복을 부른다> 책 표지. 이 책은 시종일관 “이제 불행과 좌절이라는 단어와는 결별을 고하라! 성공이 행복의 열쇠가 아니라 행복이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한다.프라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당신은 차를 몰고 시골의 어느 작은 정류장을 지나가다가 애타게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세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첫번째는 생명이 위급한 할머니, 두번째는 당신 생명의 은인이었던 의사, 그리고 세번째는 당신이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여인입니다. 당신의 차에 이들 중에서 단 한 사람만 태울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당신은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176쪽)
세계 굴지의 어느 대기업 입사 시험 문제란다. 당신이 시험을 치르는 신입 사원이라면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가.
<좋은 생각이 행복을 부른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이다. 입사시험 문제처럼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고, 유명인의 일화를 통해 교훈을 주고, 운명에 대한 도전은 어떠해야 하는지, 행복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될 62가지 이야기
이 책은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될 62가지 이야기'라는 소제목을 붙였다. 하나의 이야기는 3~4쪽으로 이뤄졌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그냥 막 넘기다 보면 마지막 장을 덮는 데 몇 시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될 이야기'를 그렇게 빠르게 읽는다면 분명 좋은 글, 마음에 와 닿는 글이라고 느꼈음에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쉬움에도 찬찬히 음미해야 한다. 하나의 이야기는 길어야 5분 남짓이면 읽을 수 있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퇴를 앞둔 어느 솜씨 좋은 목수가 있었다. 유능한 목수를 잃는 것이 아쉬웠던 사장은 마지막으로 집 한 채만 더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목수의 마음은 이미 일터를 떠나 있었기에 형편없는 자재를 사용해서 엉터리로 집을 지었다. 이윽고 완성된 집을 본 사장은 목수의 손에 열쇠를 쥐어주며 말했다.
"이 집은 이제 당신 것입니다.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나의 마지막 선물입니다."(서언)
저자는 서언의 목수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목수라고 생각하고 내가 살 집을 짓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인생이란 단 한번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자신만의 유일한 건축물입니다, 설사 잘못 지어졌다고 해도 다시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건축물인 인생을 정성껏 설계해 튼튼하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러분, 이 아이는 제 아들입니다. 저는 이 아이를 제 어깨에 올려놓고 양손을 묶은 뒤 다시 천으로 눈을 가린 채 줄타기를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제가 성공하리라고 믿습니까?"
"믿습니다. 당신은 최고의 마술사니까 이번에도 분명히 성공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여러분이 정말로 저를 믿는다면, 제 아이 말고 여러분의 아이들 중 한 명을 내보내주십시오. 자, 저를 믿고 아이를 맡겨주실 분은 없습니까?"(69~70쪽 발췌)
저자는 마술사 이야기의 덧붙이는 글에서 "내가 겪는 위험이 아니라고 해서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 그 위험이 내게 닥칠지도 모르니까요. 나에게 소중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62가지 이야기마다 덧붙이는 글을 통해 이야기의 교훈을 부연 설명하고 있다. 이는 너무 심한 강요와 지침을 준다는 생각이다. 따뜻한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생각할 거리가 있는 이야기는 그 나름대로 독자의 해석과 판단에 맡겨뒀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일방적인 훈계조의 말은 귀에 거슬리기 마련이다.
성공이 행복의 열쇠가 아니라 행복이 성공의 열쇠다
이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 곁에 있던 지인과 나눴던 대화가 있다.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어요. 비록 한 권이 책이지만 정말 좋은 생각이 행복을 부르는지 봐야겠어요."
"그렇게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뭐 그냥 그렇고 그런 내용일 텐데요."
지인은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은 늘 행복을 원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결국은 무한 경쟁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뿐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또한 행복을 찾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발버둥이었는지를 맛보았던 경험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교훈을 통해 행복을 이야기함에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굳이 저자가 서언에서 "당신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이 책을 놓아두세요"라고 말한 것처럼 따르지는 않더라도, 일상에 지치고 정신의 황폐함을 느낄 때 가끔씩 꺼내보면 좋을 듯하다.
행복은 이 책이 전하는 62가지 이야기만으로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101가지 이야기' 류가 그랬듯 끊임없이 이런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현대인들이 그만큼 지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친 일상에서, 성공과 행복을 위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홍보하는 문구를 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한 번쯤 새겨둘 만한 내용인 것 같아서다.
"이제 불행과 좌절이라는 단어와는 결별을 고하라! 성공이 행복의 열쇠가 아니라 행복이 성공의 열쇠다."
덧붙임 : 글 첫머리 질문의 답으로 할머니와 의사, 이상형 등을 선택해야 하는 다양한 이유가 나왔단다. 하지만 2백 대 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의 영광을 누린 지원자의 모범(?) 답안은 이렇다.
"차에 두 명밖에 탈 수 없다면 우선 생명의 은인인 의사에게 자동차 열쇠를 준 뒤, 할머니를 태워 빨리 병원으로 모시고 가게 합니다. 그리고 차에서 내린 저는 이상형의 여인과 함께 버스를 타고 가겠습니다."(177쪽)
덧붙이는 글 | <좋은 생각이 행복을 부른다> 커쥔 편저/ 임지영 옮김/ 8800원/ 프라임
좋은 생각이 행복을 부른다 -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될 62가지 이야기
커쥔 지음, 임지영 옮김,
프라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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