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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을 가슴 조이게 했던 태풍 '나비'가 떠났다. 9월 6일 저녁 제주는 일상의 리듬을 되찾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 건너 들려오는 태풍 소식에 안타까움이 먼저 든다.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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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서귀포 저녁하늘 ⓒ 김동식
서귀포 저녁노을이 심상찮다. 완전히 빠져나가지 못한 나비의 잔해가 하늘에 걸렸다. 태풍주의보가 내렸을 때는 사람들이 허둥댔는데, 저물 무렵에는 태풍에 합류하지 못한 구름덩어리가 허둥대면서 발갛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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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을 밀어낸 저녁노을 ⓒ 김동식
오늘은 그냥 관찰만 해야 할 것 같다. 경관 감상하듯이 바라본다면 저 불타는 노을이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서귀포 밤하늘과 같이 삼천리강산이 저와 같으면 어찌 넋을 놓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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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미마을에서 바라본 서귀포하늘 ⓒ 김동식
태풍 '나비'에 쓸려가지 않고 오름 능선을 따라가는 초생달이 살갑게 멋부린다. 걱정이 되는 것은 벌써부터 저녁노을을 소유하고 있는 나의 여유다. 욕심일 수 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우리를 힘들게 했던 자연현상에 대해 답도 없는 투정을 부리지 않았던가.
자연이 무엇인지, 무슨 질긴 악연관계는 아닌지 생각하는 귀가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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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선 넘어가는 구름덩어리 ⓒ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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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 날아가는 것일까 ⓒ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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