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첫걸음은 지도부터 사셔야 합니다.

[중국배낭길라잡이] 자티 실크로드를 가다 0803~04 - 연운항 > 서주 > 란주

등록 2005.09.09 11:09수정 2005.09.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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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3일 수요일 날씨 그럭저럭>>

7월 말에 떠나려고 했는데, 성수기라 배표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오는 바람에 결국 강소성 연운항가는 배를 구해서 한 일주일 늦게 배를 타게 됐다. 흠.


배를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한 탓도 있지만, 배에서 보는 서해안 낙조는 정말 감동이상이기에. 북구 신화에 나올 법한 '신들의 황혼'인양 보는 사람들에게 끝없는 나락에 빠져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는 황금빛 노을이다. 처절한 금색 바다물에 물든 빛의 향연을 보면 금가루에 싸여 마지막을 향해 승천하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아쉽다면 그러한 석양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게 배를 많이 타봤지만 노오란 햇살의 시나브로 스러짐을 본 건 손으로 꼽을 정도다.

어둑해질 무렵 연운항에 도착했다. 내리기전에 만난 한국젊은이 두 명이 잘 데가 없다고 해서 예약한 민박집으로 전화해 같이 갔다.

(필자주: 중국 내에 아는 사람이 없다면 꼬옥 민박집 전화번호 한두 군데는 적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부딪쳤을 때 정말 좋은 통역이 됩니다.

민박집은 지역과 운영자에 따라, 조선동포(족)인지 한국인인지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1인당 1박에 보통 50위안~ 150위안 정도합니다. 세끼(또는 두끼) 식사 포함이고, 교통안내나 기차표예매, 인터넷, 통역, 가이드 서비스가 가능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없는 곳도 많다는 뜻입니다. 미리 홈페이지를 보고 확인하시는 곳이 좋습니다. 한국인이 하는 곳이 시설이 좋은 편이고 훨씬 깨끗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들어갑니다. 물론 일반적인 중국호텔보다는 저렴한 편이지만요. 제 기준에서는 비싸다는 뜻입니다.

단점은 교통이 불편한 곳이 많다는 점입니다. 찾아가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성수기라면 민박집이나 게스트하우스를 한두군데 알아놓고 여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8월3일 사용경비 내역>


ㅇ 이동비 : 없음
ㅇ 교통비 : 없음 (픽업나온 조선족 총각이 대신 내줌)
ㅇ 숙박비 : 50위안
ㅇ 식 비 : 숙박비에 포함
ㅇ 관람비 : 없음
ㅇ 잡 비 : 없음
ㅇ 총 계 : 50위안
* 계산편의를 위해 사사오입



<<8월 4일 목요일 날씨 좋음>>

민박집 근처에 있는 은행에 가서 환전, 휴우~ 올 2월달에 100달러에 823위안정도였는데 802위안 준다. 위안화 2% 올린다더니 피부로 느끼는 정도는 10% 정도 인 것 같다.

연운항 동(東)역까지 한국총각둘과 이동 15위안 나왔다. 5위안 냈다. 연운항 지도 4위안에 구입.

역에 가서 물어보니 신강 우루무치가는 기차가 격일제라 없다고 한다. 이런 이런. 배에서 만난 연운항에서 일한다는 중국 총각과 중국 중년은 분명 하루에 한대 있다고 했는데. 이래서 내가 두번 세번 물어본건데... 궁시렁 궁시렁.

할수없이 서주(徐州)로 이동. 중국 내에서 보기드믄 2층 기차다. 세 시간쯤 걸려 도착.

a 실크로드(비단길)의 첫발, 강소성 연운항동역

실크로드(비단길)의 첫발, 강소성 연운항동역 ⓒ 최광식


a 2층 열차, 일부구간에서 운행합니다.

2층 열차, 일부구간에서 운행합니다. ⓒ 최광식


a 2층열차 내부

2층열차 내부 ⓒ 최광식

북한우표를 팔길래 20위안에 구입! 휴우~ 정말 중국 기차 내에서 북한우표를 사야하나? 서울발 신의주행에서 사고 싶다.

안휘성 성도인 합비(合肥)를 꼭 보고 싶다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한국총각들 기차표를 끊으려 했는데 바로 가는 것이 없다고 한다. 장거리 버스를 타면 된다고 알려줬는데 버스는 싫다고 한다. 흠! '남경남(南)역'으로 두 장. 남경역이 아니라 남경남역이라고 두세 번 알려줬다.

경우에 따라서는 5분~30분정도 시내 들어가는데 필요하기 때문에. 내려서 바로 남경으로 이동하지 말고, 버스가 없으면 그 앞에서 자라는 조언도 해줬다. 그 나이 때의 한국청년들처럼 쾌활하고 씩씩하고 사교성 만점인 이 두 청년들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많아 보인다. 새로운 상황에 대해. 훗! 그래! 여행의 재미는 새로운 것에 대한 만남과 도전이지!

나는 17:28 출발하는 1085열차 신강 우루무치가 종착역인 보통열차다. 감숙성 성도인 란주까지 입석표! 20시간 서서가야 한다. 뭐~ 20시간정도야! 좌석이 있을꺼라고는 기대도 안했다.

(필자주: 성수기인 겨울(설날전후포함), 여름방학, 5월 노동절, 10월 국경일에는 당일 좌석표 구하는 건 로또 당첨확률과 비슷합니다.)

두 사람은 7시 기차고, 나는 거진 6시 기차라 서주에서 한군데 보기로 결정했다. 지도 구입(4위안), 얼떨결에 지도 사러 들어간 곳이 성인용품파는데라 시선 처리하는 데 무척 곤혹스러웠다. 흠! 저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고? 민망함과 호기심 때문에 깎지도 않고 바로 사고 나왔다.

(필자주: 서주에 관한 정보는 http://www.xztour.net/ 를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전한시대 유물, 유적이 많습니다.

서주는 북경 > 상해, 연운항>서주>서안>란주>우루무치 로 이어지는 양대 철도의 교차지이며 시발역인 교통의 요지입니다. 실크로드 가실 분은 청도나 천진보다는 연운항에서 출발하는 우루무치행을 타시는 것이 좋습니다. 표는 당일 날만 판다고 하더군요. 표파는 직원이, 격일제라는 점도 잊지 마시길.. )

지도를 사서 역 앞의 한 블럭쯤 눈으로 재어보니, 대충 도시의 크기를 알 것 같다. 역에서 박물관까지 택시로. 지도로 봤을 때는 도저히 10원 나올거리가 아닌데 10원이나 나온다. 흠! 뭔가 수상하다.

(필자주: 제가 산 서주지도에 나오는 겁니다. 서주시내 버스 노선, (인근포함) 주요 관광지, 서주발 기차편, 서주발 장거리 버스시간 등 지도마다 다르지만 항공편과 주요 관광지 가는 교통수단 등등 지도구입은 필수입니다.)

박물관 입장료 20위안! 비싼 편이다. 중국의 입장료는 거의다 비싼 편이다. 한국보다. 곧 일본인 단체 등장으로 제법 규모가 있는 박물관이 왼통 일본어 판이다. 흠. 감상 좀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옥(玉)조각 연결해 만든 수의(?)를 입힌 곳에서 죽은 사람에 대한 상상과 왜 옥을 썼을까 하는 의문에 빠질려고 했는데, 일본어로 '옥조각 연결할 때 쓴 금실 좀 (일본으로) 가져갔으면 좋겠네!' 어쩌고 하는 일본아줌마의 혼잣말이 들리는 바람에 내 상상과 의문은 박살났다. 짭!

다시 역으로 7위안 나왔다. 역시 아까 10위안은 좀 이상한 가격이야.

a 역에서 파는 기념품, 한복이 눈에 들어오길래! 한장 ^^;

역에서 파는 기념품, 한복이 눈에 들어오길래! 한장 ^^; ⓒ 최광식

짧은 서로간의 행운을 비는 이별 후 열차에 올라탔다. 에고. 먹거리도 하나도 안 샀는데.. 20시간이라는 걸 깜박했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통과할 수가 없어서 배낭을 물항아리 마냥 머리에 지고 지나갔다. 에고 힘들어라! 열차 두어 칸 지나는 것이 3000미터 산하나 오른 것같이 힘이 든다. 식당칸으로 이동. 표를 바꿔달라니, 잉쭤(硬座, 딱딱한좌석), 잉워(硬臥, 딱딱한침대), 심지어는 란워(軟臥, 부드러운침대)도 없다고 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입으로 그 비싼 '란워'를 달라고 한건데.

식당칸에 앉아 있으려면 밥을 먹어야 한다기에 식사(20위안)했다. 옛날 산서임분에서 하남삼문협갈 때는 좌석표로 바꿔주던데 여기는 밥을 억지로 먹어야 한다. 떡밥에 맹맹한 탕에 고기는 숨은그림찾기처럼 숨겨놓은 고기요리에 20원 지불했다. 흘. 나랑 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식당칸에 온 낙양에서 내린다는 중국중년은 밤 10시쯤 또 먹어야 내일 6시까지 앉아있을 수 있다고 한다. 하느님!

식당 좌석에 앉은 중국인들과 늘 같은 대화, 한국사람 월급은 얼마나 받느냐? 몇 살이냐? 중국은 어떠냐? 중국어는 어디서 배웠느냐? 한국영화배우 누구 성형수술 받았다는 데 사실이냐? 또 어디 수술했냐? 등등등 잠깐 졸고 나니 밥이 차려져있다. 4명 앞에 밥 한그릇씩 주고 무우말랭이에 저녁때 팔다 남은 배추절임 한 접시 놓고는 20위안 달란다. 아니 이 사람들아! 이걸 사람 먹으라고 준거야! 라고 할 정신이 없어서 줬다. 중국에서 먹은 가장 비싸고 가장 형편없는 저녁, 아니 밤참이다. 투덜투덜.

<8월4일 사용경비 내역>

ㅇ 이동비 : 118위안
- 강소성 연운항 > 강소성 서주 : 28위안
- 강소성 서주 > 감숙성 란주 : 90위안
ㅇ 교통비 : 15위안
- 택시비 : 민박 > 연운항동역(5위안), 서주역>서주박물관(10위안),
ㅇ 숙박비 : 열차 식당칸에서 대충 잠
ㅇ 식 비 : 45위안
- 아침 : 민박집에서 무료제공
- 점심 : 볶음밥(3위안), 훈둔(2위안)
- 저녁 : 20위안, 열차식당
- 밤참 : 20위안, 열차식당
ㅇ 관람비 : 서주박물관 20위안
ㅇ 잡 비 : 36위안
- 연운항지도(4위안), 서주지도(4위안), 음료수한턱(8위안), 북한우표(20위안)
ㅇ 총 계 : 234위안

덧붙이는 글 | ㅇ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http://ichina21.hani.co.kr/)',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ㅇ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ㅇ '여행일기'라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제가 올리고 있는 '중국배낭길라잡이'의 내용을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봐주시길.. 

ㅇ 중국어는 경어가 거의 없기에, 사실에 가깝게 번역했읍니다. 현장감있는 번역이라고 주장하고 싶군요. 

ㅇ '여행지정보'보다는 '여행정보'에 치중했습니다. 괜한 그리고 많은 '여행지'사진은 스포일러(영화결말을 말하는) 같아서. 

ㅇ 중국돈 1위안은 2005년 8월에 한국돈 136원(팔때 기준) 정도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ㅇ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http://ichina21.hani.co.kr/)',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ㅇ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ㅇ '여행일기'라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제가 올리고 있는 '중국배낭길라잡이'의 내용을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봐주시길.. 

ㅇ 중국어는 경어가 거의 없기에, 사실에 가깝게 번역했읍니다. 현장감있는 번역이라고 주장하고 싶군요. 

ㅇ '여행지정보'보다는 '여행정보'에 치중했습니다. 괜한 그리고 많은 '여행지'사진은 스포일러(영화결말을 말하는) 같아서. 

ㅇ 중국돈 1위안은 2005년 8월에 한국돈 136원(팔때 기준)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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