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대신 트롯 소리만 들리네

의미 살리지 못한 순천 풀벌레 축제

등록 2005.09.10 01:32수정 2005.09.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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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순천 풀벌레 축제 행사장에서..

순천 풀벌레 축제 행사장에서.. ⓒ 김학수

a 자원 봉사자 들의 설명에 어린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하다.

자원 봉사자 들의 설명에 어린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하다. ⓒ 김학수

지방자치제가 뿌리를 내리면서 언제부터인가 전국의 지자체들은 축제 열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뭐가 그리도 많은지 무슨 조그만 명분만 있어도 모든 것이 축제와 연관된다. 그러다 보니 진정 축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언제나처럼 포장마차가 늘어선 술판이 벌어지고, 행사와는 전혀 무관한 각종 이벤트성 행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 특정 지자체의 축제 하나만을 꼬집어 이야기 하자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다른 축제의 현장에서 오늘과 같은 똑같은 상황을 목격했더라도 이와 같은 글을 옮겨 적었을 것이다. 아닐 거라고 기대감에 찾아간 이곳에서도 그랬으니까.


지난 9일 순천 풀벌레 축제(11일까지)가 개최되는 행사장을 찾았다. 개막식을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벌써부터 많은 가족들과 학생들, 그리고 노란 유니폼을 입고 선생님의 지도로 메뚜기잡이 체험을 하고 있는 유치원생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러나 풀벌레 축제 현장에는 정작 들려야할 풀벌레 소리는 들을 수 없었고, 대신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트롯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숨소리를 죽이고 귀를 기울여야 들을 수 있는 풀벌레 소리를 대신 들려 주면 안될까? 안타까운 마음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기에 운영본부의 행사관계자를 찾았다.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트롯 음악은 계속되었고 무대 앞쪽에서 4~5세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음악소리에 맞춰 흔들어대는 몸동작이 '풀벌레 가족 노래자랑'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며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a 메뚜기

메뚜기 ⓒ 김학수

덧붙이는 글 | 축제는 3일동안 계속된다. 이번 축제가 정말 축제다운 축제로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각인될 수 있기 위해서는 행사 관계자들의 깊은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축제는 3일동안 계속된다. 이번 축제가 정말 축제다운 축제로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각인될 수 있기 위해서는 행사 관계자들의 깊은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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