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쉬워요, 어른들도 우리처럼 해봐요

'생활속의 민주주의'를 배우는 아이들

등록 2005.09.12 21:33수정 2005.09.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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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곡분교 어린이들이 스스로 잘 하는 것 중에는 '자치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답니다. 전체 16명이 선출한 학생회장을 중심으로 영역별 부장들의 활동도 대단하답니다. 고학년이라도 급식 시간에는 1학년 급식부에게 식판을 검사받고 합격해야 할만큼 엄격하답니다.


화장실에서도 지킬 만큼 철저한 좌측 통행,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이끌어가는 모습도 여간 대견스럽지 않습니다. 운동회 연습에서 무용의 안무도 그룹을 지어 잘 한답니다. 아침 독서 시간에는 선생님들이 들어가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합니다.

아이들이 주인의식을 가진 학교, 뭐든지 찾아서 열심히 하는 학교, 전교생 공동체의 모습은 시골 학교만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읍내로 이사를 간 학생들도 다른 학교로 가지 않고 그대로 우리 학교로 다닌답니다.

전교생이 다 주인인 학교, 그들이 정한 규칙을 스스로 잘 지키니 선생님들의 잔소리(충고) 시간도 필요없는 학교, 음식물 쓰레기를 하나도 남기지 않는 학교, 전교생이 함께 노래를 배우고 다 같이 바이올린을 배우는 학교, 우리는 이 학교를 '사랑의 학교'라고 부른답니다.

연곡분교의 전교 어린이회 모습
연곡분교의 전교 어린이회 모습장옥순
며칠 뒤에는 전교생이 '알밤 줍기 체험 행사'를 열 거랍니다. 그리고 한창 핀 '봉숭아꽃 물들이기'도 전교생이 할 거랍니다.

연곡분교 어린이들처럼 '생활 속의 민주주의'를 잘 익힌 우리들이 어른이 되면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살려 정치를 잘 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겠지요?


어른들도 한번 해 보세요. 악수하며 웃지만 마시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양보도 하며 타협하는 것을 보여 주세요.

왜 어른들은 날마다 서로 반대만 하시는 거죠? 자기 목소리만 높이시는 거죠? 그러면 상대방이 하는 말이 안 들리잖아요. 제발 우리 아버지들이 정치 이야기 좀 좋게 하는 나라를 만들어 주세요.


우리 어린이들은 회의할 때 싸우는 일이 없어요. 회의하고 대화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다른 친구들이 나랑 얼굴이 다르듯이 의견도 다 다르거든요? 그래도 비슷한 의견으로 맞추어 가는 걸 배우는 게 중요해요.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을 받아들이면 다른 의견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답니다. 친구랑 놀 때도 내가 하고 싶은 놀이만 계속 하면 친구들이 안 놀아준답니다. 가끔은 친구가 원하는 것도 같이 놀아주어야 친구가 되거든요.

어른들도 우리처럼 해 봐요. 자주 만나고 악수하고 대화하면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이 많이 생기니까요. 우리 어린이들도 어른들의 모습을 따라 할 거니까 바른 길을 보여 주세요.

덧붙이는 글 | 아이들이 자치 활동을 즐겁게 하며 기다리는 걸 보며 어른들의 정치를 생각합니다. 정치는 곧 어울림이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배우는 아이들입니다.

덧붙이는 글 아이들이 자치 활동을 즐겁게 하며 기다리는 걸 보며 어른들의 정치를 생각합니다. 정치는 곧 어울림이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배우는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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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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