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비비큐 간판이 선명한 윌셔가 금융 빌딩(건물위에 나라은행이 영어로 씌여있다)김준하
제미슨 포로퍼티스(대표 데이비드 리)라는 한국계 부동산 회사는 윌셔가에 고층 빌딩을 포함 70여개의 상업용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운타운의 호텔과 병원, 상가 건물을 추가로 사들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 이미 다운타운의 명물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5300만 달러에 매입했는가 하면 자바시장의 상징인 캘리포니아 마트를 1억3500만 달러에 매입하려 하고 있다. LA 카운티내에서 최대의 오피스 면적을 보유하는 부동산 재벌로 당당히 정상에 오른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모든 한인들에게 공통된 관심사다. 특히 골프장은 한인들을 유혹하는 대표적인 투자 대상이다. 한인투자회사 선덴 인베스트먼트사의 데니스 리 사장은 동부 리버사이드에 위치한 랜드마크 헤메트 골프 클럽을 지난 8월 초에 850만 달러에 인수했다. 선덴사는 1980년부터 골프장과 각종 부동산에 투자해왔는데 이번 랜드마크 골프장 매입으로 모두 3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게 됐다.
한편 올해 들어 제이제이리 메니지먼트사의 이종진 사장이 글렌데일에 위치한 체비 체스트 골프장을 780만 달러에 사들였고 이화식품의 이융수 사장이 업랜드의 힐스 컨트리 클럽을 1200만 달러에 매입했으며 제이미슨 프로퍼티스의 데이빗 리 사장이 로빈슨 랜치 골프코스를 1700만 달러에 매입하는 등 한인들의 골프장 매입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순수한 교포 자본으로 설립된 한미은행은 이제 3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로스엔젤레스 랭킹 5위의 은행으로 도약했으며 나라은행, 윌셔은행, 중앙은행 등 한국계 은행들이 그 뒤를 바짝 쫓으며 LA 100위 기업군 내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금융권에서 한인 은행들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지나 5년 사이에 자산 규모를 3배나 늘리며 주류 은행들을 따돌리고 있다.
겉보기엔 평범한 미국 도시건만 실제로 건물의 내부에는 한국인 사업체가 빼곡하다. 한국인의 건물 집단이 윌셔가 20개 블록에 걸쳐서 도열해 있는 셈이다. 점심시간이 되어 윌셔 블러바드에 나서면 마치 서울의 도심을 걷는 기분이다. 은행 지점들은 물론이고 보험 융자 부동산 변호사 회계사 등 한국인 넥타이 부대가 한식 식당을 찾느라 인근 거리를 덮는다. 출퇴근 무렵의 교통 체증이 제일 심한 곳 또한 한인타운이다. 가판대에서는 영자신문 찾기가 힘들고 한국어 신문만 팔려 나간다. 1층 상가에도 역시 한글 간판이 즐비하다.
미국에서 최근 가장 경기가 좋다는 부동산 업계만 보더라도 현장에서 뛰는 한인 에이전트의 숫자가 4천명을 넘어서고 있고 에이전트가 50명 이상 근무하는 대형 부동산 회사만도 20여개가 넘는다. 캘리포니아 전체로는 1만5천여명의 한인이 라이센스 소유자로 부동산국에 등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