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 '의령 한우산'

지금 내고향은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등록 2005.09.20 03:49수정 2005.09.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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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 바위에 단풍든 모습
봉황대 바위에 단풍든 모습김정수
봉황대의 석문
봉황대의 석문김정수
1998년에 개봉한 영화 <아름다운 시절>은 대한민국에서 대종상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에 수상했으며, 도쿄국제영화제 금상, 하와이영화제 금상, 그리스 데살로니카영화제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자타가 공인한 작가주의 영화 <아름다운 시절>은 뜻밖에도 개봉 한 달만에 전국 20만을 넘었다. 이 영화는 6·25전쟁의 참상을 다루며 시대적 상황을 잘 표현한 영화지만 총소리가 한 번도 울리지 않는다.


나는 그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작가의 고향인 의령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비디오를 통해서나마 관심 있게 보았다.

영화의 주 무대는 섬진강이 굽이쳐 흐르는 임실의 덕치면과 순천낙안읍성이다. 그밖에 안동하회마을, 전북고창 이씨고가, 순창장구목과 의령 한우산 등지에서 촬영되었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곳은 한우산의 산길이다. 주인공이 소를 끌고 한우산의 임도를 올라가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의령 한우산은 영화촬영 이전에는 경남지역의 산악회 회원들에게조차도 생소했던, 인적이 드문 산이었다.

봉황루에서 바라본 평촌리들판
봉황루에서 바라본 평촌리들판김정수
일붕사 병풍바위와 인공폭포
일붕사 병풍바위와 인공폭포김정수
한우산 등산로 입구의 메밀밭
한우산 등산로 입구의 메밀밭김정수
한우산(753m)은 의령의 최고봉인 자굴산(897m)과 산성산(741m)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멋진 산세를 자랑한다. 한우산은 임도가 잘 나 있어 자동차로 산 정상 부근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지프차나 트럭이라면 산의 들머리인 찰비계곡에서 한우산으로의 드라이브를 권할 만하다.

임도의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차를 세우고 10여 분을 걸어가면 정상에 도착한다. 한우산은 특히 철쭉이 절정을 이루는 봄이 가장 아름답다. 5월 초순에는 철쭉이 온 산을 뒤덮으며 상춘객들을 불러 모으는데, 이 무렵에 한우산 철쭉제가 열린다.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이 한우산을 장식하기도 한다. 또 한우산 입구에 무리지어 핀 메밀꽃 또한 전원풍경을 돋보이게 한다.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벽계관광지의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든 모습도 압권이다. 한우산은 철쭉의 유명세에 비해 가을 풍경은 별로 안 알려져 있는데 사실 가을에 가야 볼거리가 훨씬 더 많다. 또 10월 말경에는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이 황금물결을 이루기도 한다.

그 즈음에 고향에 가면 가을로 가득 차 있는 가슴시린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그 높은 가을 하늘을 붙잡고 싶다면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가을이란 옷으로 갈아입은 산과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날아다니는 형형색색의 패러글라이딩의 모습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한우산 임도의 가을
한우산 임도의 가을김정수
한우산 찰비계곡
한우산 찰비계곡김정수
한우산 정상 부근의 억새
한우산 정상 부근의 억새김정수
제대로 된 산행을 하고 싶다면 임도를 따라 가지 말고, 등산로를 따라 산성산을 거쳐서 한우산 정상으로 오르는 것도 좋다. 벽계마을이 끝나는 곳에 자리한 외딴집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3-4시간을 오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등산로 입구에는 느티나무 3그루가 자라고 있어 찾아가기 쉽다.

한우산에 가면 함께 둘러봐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찰비계곡이다. 이 계곡은 한우산을 끼고 흐르며 폭포수를 만들어 일대 장관을 이룬다. 폭포수는 곳곳에 소를 만들어 놓았는데 각시소와 농소, 아소 등이 유명하다. 폭포수와 웅덩이의 물이 너무나 맑아서 특히 여름 피서철에는 많은 인파들이 몰리곤 한다. 한우산의 임도를 올라가다 만나는 취사장 맞은편의 계곡 주변이 물놀이나 사진촬영장소로 좋다. 이 일대는 물도 많고 주변의 바위들이 잘 어우러져 경치도 좋다.

또 하나의 명소는 한우산 입구에 자리한 일붕사라는 사찰이다. 이곳은 동굴법당이 두 개나 있으며 세계 최대 동굴법당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사찰이다. 서기 727년, 신라의 혜초스님이 창건한 성덕암이 현재 일붕사의 전신이다. 그동안 수차례 불에 타 복원과 소실을 거듭해 오다가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지만 1986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석굴로 이루어진 대웅전의 넓이는 120평에 이르며, 높이는 약 4.5m이다. 바위에 구멍을 뚫어 법당을 만들어서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한우산의 철쭉과 패러글라이딩
한우산의 철쭉과 패러글라이딩의령군청
한우산의 가을 풍경
한우산의 가을 풍경김정수
일붕사는 5천평의 대지에 들어선 사찰로 이렇다할 문화유산은 없다. 하지만 바위틈에 자리 잡고 있는 나반존자, 병풍바위 밑에 있는 약사여래불, 인공폭포, 지장전 등이 볼 만하다. 병풍을 두른 듯 높게 솟은 암벽이 사찰 한 켠을 장식하고 있다. 이곳은 특히 가을 풍경이 압권이다.

일붕사 바로 앞에는 봉황대라는 멋진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봉황의 머리를 닮은 기암괴석이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입구에서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자연동굴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굴을 지나면 좁은 석문도 나온다. 봉황대 중턱에는 봉황루라는 누각이 있는데 바로 앞에는 평탄한 바위지대가 있어 전망이 빼어나다.

이곳에 서면 벽계관광지에 자리한 평촌리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들판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이 일대는 가을빛도 아름답지만 4월초에는 주변에 만개한 벚꽃들로 인해 봄풍경이 돋보이는 곳이다.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방법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군북IC를 빠져나와 의령읍으로 들어간다. 삼거리에서 20번 국도를 타고 대구, 창녕 방면으로 간다. 정곡면의 삼거리에서 궁유, 일붕사 방면으로 간다. 궁유면 평촌리에 이르면 벽계야영장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봉황대, 일붕사를 지나 한우산으로 갈 수 있다.

마산, 부산방면에서 접근시에는 남해고속도로 함안IC를 빠져나와 군북(함안군), 정곡을 거쳐 궁유방면으로 가는게 빠른 길이다.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1일 6회)이나 남부터미널(1일 3회)에서 의령행 버스를 이용한다.
한우산 입구인 벽계관광지로 바로 가는 버스는 의령시외터미널에서 아침 7시에 한차례 뿐이다. 궁유행 버스를 타고 벽계관광지 입구에서 내려서 찰비계곡까지 1시간을 걷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 : 의령시외버스 터미널 055-573-2112, 궁류택시 055-572-8056, 궁유금성택시 055-572-8058
===============================================================================
로케이션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는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으며, 한류 열풍으로 인해 'TV 드라마 & 영화촬영지 여행"은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덧붙이는 글 ※찾아가는 방법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군북IC를 빠져나와 의령읍으로 들어간다. 삼거리에서 20번 국도를 타고 대구, 창녕 방면으로 간다. 정곡면의 삼거리에서 궁유, 일붕사 방면으로 간다. 궁유면 평촌리에 이르면 벽계야영장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봉황대, 일붕사를 지나 한우산으로 갈 수 있다.

마산, 부산방면에서 접근시에는 남해고속도로 함안IC를 빠져나와 군북(함안군), 정곡을 거쳐 궁유방면으로 가는게 빠른 길이다.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1일 6회)이나 남부터미널(1일 3회)에서 의령행 버스를 이용한다.
한우산 입구인 벽계관광지로 바로 가는 버스는 의령시외터미널에서 아침 7시에 한차례 뿐이다. 궁유행 버스를 타고 벽계관광지 입구에서 내려서 찰비계곡까지 1시간을 걷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 : 의령시외버스 터미널 055-573-2112, 궁류택시 055-572-8056, 궁유금성택시 055-572-8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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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케이션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는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으며, 한류 열풍으로 인해 'TV 드라마 & 영화촬영지 여행"은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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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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