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김경희 기자 =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가 20일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내달 26일로 예정된 대구 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한나라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말 것을 공개 제안해 주목된다.
강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견임을 전제로 "이번 대구 동을 재선거는 한나라당 의원이 선거법을 위반해 원인을 제공한 것인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계속 대연정을 언급하면서 지역감정 때문에 그렇다고 하니 아예 우리는 후보를 안내고 (중앙당이) 관심을 안갖는 식으로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이 제안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연정론에 맞선 역제안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대구 출신인 강 원내대표는 "지역감정문제가 나오는 지역이 TK(대구·경북)와 광주˙전남지역인데, 이번에 한나라당이 공천을 안하고, 다음에 호남에서도 비슷한 케이스가 생겼을 때 여당도 후보를 안 내는 등 양당 모두 후보공천을 안하고 중앙당이 선거에 관여하지 않으면 지역감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동을 지역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우세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강 원내대표의 이같은 제안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의석 하나를 포기하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당 일각에서는 강 원내대표의 이같은 제안이 한나라당 후보가 나오지 않아도 친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원내대표는 또 "지난 4·30 재·보선 때 경북 영천에서 떨어지면 한나라당이 구멍이 난다고 해서 중앙당이 결사적으로 매달리고, 열린우리당도 다 내려가 난리치면 양쪽 정당 모두 망가지는데 그렇게 할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한나라당에서 지금 의석 하나를 더 얻더라도 큰 실익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원내대표는 그러나 지역화합을 위해 호남 출신을 한나라당의 우세지역인 대구 동을에 공천하는 방안에 대해선 "정치를 너무 희화화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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