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와 하동을 연결하는 19번 국도는 내 출근 길이다.조태용
19번 국도
내 출근길이다.
가장 많은 짐승들이 로드킬을 당한다던 그 길이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섬진강과 지리산 그리고 백운산을 끼고 가는 이 길은
"가장 아름답다"라는 말을 사용해도 될 만한 자격이 있었다.
그런데 가장 많은 동물들이 교통사고로 죽어간다.
가장 아름답기 위해서 죽음이 필요했던 것일까?
출근길
도로에 빗방울은 아직 마르지 않았다.
자동차 바퀴로 전해지는 소리는 평소 마른 도로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섬진강 물결이 흐르는 곳으로 나는 출근을 하고
물결을 거슬러 다시 퇴근을 한다.
흘러가는 길이 안의(安義) 길이듯 출근길은 힘이 있다.
거스르는 길이 역의(逆意) 길이듯 퇴근길은 힘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