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 싶은 영재, 떡잎부터 시든다

[이주의 오마이북] 9월 넷째 주, 이 책을 주목하자!

등록 2005.09.24 09:38수정 2005.09.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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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모든 아이는 영재로 태어난다> – 송수진

<모든 아이는 영재로 태어난다>
<모든 아이는 영재로 태어난다>랜덤하우스중앙
24~25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는 '제 21회 해외유학-어학연수 박람회'가 개최된다.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등 20개국 500여 개 학교 및 관련업체가 조기 유학 편입준비과정, 영어 캠프, 유학대비 집중영어 클래스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조기 유학 편입준비과정'.


이건 어떤가? 추석과 9월을 넘어서면서 이젠 완연한 가을 날씨, 오랜만에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한데 나들이를 겸해 공부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말이 들린다. 그리고 이번 주말부터 자녀와 함께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행사들이 소개되고 있다. 에듀테인먼트라니? 말 그대로 놀면서 공부할 수도 있다는 신조어인가 본데 공부를 뜻하는 '에듀'가 앞에 놓인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 언제부터인가 동네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이 사라졌고,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이 혼재 되기 시작, 영재교육 붐이 일어나면서 너도 나도 우리 아이들을 영재로 만들겠다는 풍조가 만연되기에 이르렀다.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이 엄연히 다름을 논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겠지만 그러기에는 교육학 전문가도 아닐 뿐더러 너무나 막막한 현실 탓에 이 자리에서는 일단 논외로 하자.

열린 교육을 실현한답시고 교실 사이의 벽을 허무는 이른바 '열린 교실'을 만들어 수백억의 국민혈세를 낭비하던 해프닝을 벌인, 불과 몇 해 전의 교육인적자원부 등 기본조차 못 갖춘 지도층 아래 당연히 영재교육을 위한 제도적, 교육적 장치가 전무한 현 상황에서 하이에나보다 못한 발 빠른 영리단체들이 냅다 세운 학원에선 말뿐인 영재교육으로 우리의 아이들, 될 성 싶은 영재들이 떡잎부터 시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다가온 평범한 한 아이 유근이에 대해 그의 아비 송수진씨가 풀어내는 자녀 교육 방법은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유근이가 어째서 평범하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이 책을 통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대한민국 자녀교육 풍토에 길들여져 있는, 혹은 그러한 풍토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한 우리 부모들에게 송수진씨의 교육방법이 지극히 평범한 바른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하다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그럼으로 해서 유근이 또한 특별한 영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만을 탓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지나친 모순이고, 비약일까? 아니길 빌고 싶다.

유근이 아빠이자, 저자인 송수진씨는 말한다.

"책에 나오는 교육학자들의 이론만으로, 성공한 부모들의 육아법과 학습법만으로 아이를 키울 수는 없다. 교육학자나 성공한 부모는 내 아이를 모른다. 환자를 모르는데 어떤 명의가 환자의 병을 고칠 수 있을까? 조기교육의 환상을 버리고 내 아이만의 적기를 찾아서 적기교육을 해야 한다. 언제가 적기인가는 부모만이 알 수 있다."


송수진씨의 자녀교육은 바로 이를 염두 해둔 지극히 평범한 두 가지 방법을 통해서 이뤄졌다. 첫째는 아이가 교육받기에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고 판단하여 시작하는 '적기 교육'이고, 둘째는 적기 교육을 위해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리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한 구체적으로 교육 비법, 즉 스스로 공부하게 하고, 잊기 전에 복습을 시키고, 놀면서 터득하게 하라는 등 평범하지만 특별한 그 만의 영재 교육 비법 10가지를 소개한다.

거듭 말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평범한 아이 유근이가 지극히 평범한 자녀 교육을 통해 영재 소년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만의 영재의 싹을 안고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을 획일화된 제도교육과 잘못된 교육풍토 속에 얽매이게 함으로써 결국 그 싹을 제대로 틔워 보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새삼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다.

내 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영재의 싹을 발견하여 그 싹이 제대로 클 수 있는 적기를 선택하고 거기에 집중함으로써 비로소 탐스러운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은 우리들 모두가 유근이와 같은 영재가 될 수 있었고, 우리의 아이들도 유근이와 같은 영재를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99%의 노력이 있지 않은가라고 하기에는 유근이가 갖고 있는, 에디슨과 같은 1%의 천재성을 염두 해 두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대중 매체와 네티즌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유근이도 있을 수 없었다는 우리의 암울한 현실이 여전히, 그리고 너무나 만만치가 않다는 것.

집단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는 어느 엄마의 푸념 어린 인터뷰가 잠시 머리를 스친다. 어른이 메기에도 벅찬 커다란 가방을 들쳐 맨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태산과도 같던 우리 아버지들의 등이 점점 왜소하게 느껴졌을 때, 그 아버지의 짐이 우리 아이들의 커다란 책가방으로 옮겨간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 제2, 제3의 유근이를 키울 우리 부모들에게 이 현실이라는 큰 짐을 새삼 확인시켜 드려 죄송하지만 딴에는 이 한 권의 책이 그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랜덤하우스중앙 / 9800원)

[자기계발]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 - 스티븐 코비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김영사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맞춰 그때 그때 새로운 처세술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자기계발서의 특성상 장기적인 스테디셀러를 기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만은 출간된 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단순한 요령이 아닌,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시작하는 근본적인 내면의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핵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7가지 습관의 핵심은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라'는 것. 하지만 제한된 위치와 권한이 주어지는 조직생활 속의 우리들에게 있어서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기란 현실적으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 출간된 8번째 습관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또 하나의 습관이라기보다는 바로 7가지 습관을 현실에 실제로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즉 어떻게 조직 속에서 자아를 실현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내면의 소리를 찾아내고, 남들도 찾도록 고무하라' 는 것.

다시 말해 나의 내면의 소리를 찾아내기 위해 개인적 리더십을 기르고 나아가 조직적 리더십으로 발전시키게 되는 자기계발서를 넘어선 조직계발서이자, 경제경영서라 할 수 있다. 리더십은 말단 직원들에게도 적용되는, 지위가 아닌 선택이다. (김영사 / 1만9500원)

[사회과학] <나는 왜 불온한가> – 김규항

<나는 왜 불온한가>
<나는 왜 불온한가>돌베개
간결 명료하지만 날이 선 비수처럼 이 시대의 위선을 날카롭게 꿰뚫어 주는 B급 좌파 김규항씨가 4년 만에 두 번째 칼럼집 <나는 왜 불온한가>를 펴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한겨레> <씨네21> <지큐(GQ)> 등에 기고했던 59편의 칼럼과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자신의 블로그(www.gyuhang.net)에 올렸던 개인적인 글들을 함께 담아 낸 책.

글쓰기로써 사회적 허명을 얻게 된 것을 자신의 자의식이 받아드릴 수 없어 한동안 글쓰기활동을 접은 대신 아이들을 통해 미래를 모색하고자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를 발행하고 있었다던 그였다.

이번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멈출 수 없었던 것은 세상이 그에게 강제한 불온함 때문이라는 것. 김규항씨는 말한다. "나는 단지 세상 사람들이 제가 사는 세상의 얼개 쯤은 알고 살아가기를 바란다"라고.

정치 사회에서부터 문화 교육 종교 등 이 시대 전반의 모든 위선들에 대한 신랄한 독설과 진실에 접근하는 진지하고도 비장한 태도를 통해 보여주는 날카로운 칼럼과 함께 섬세한 삶의 결을 파고드는, 그의 사적인 단상 속에 담긴 유연하고 부드러운 생활인이자, 두 아이의 자상한 아빠인 김규항씨의 또 다른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돌베개 / 1만2천원)

[경제] <한국 최고의 브랜드> – 김승범

<한국 최고의 브랜드>
<한국 최고의 브랜드>흐름출판
국내에서 30년 이상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28개 롱런 브랜드의 탄생과 위기 극복 과정을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담아 정리함으로써 기업의 생존코드라 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책.

2004년 8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주간조선>에 연재했던 김승범 기자의 <한국의 장수 브랜드> 시리즈 기사를 보완, 수정하여 엮어냈다.

12시에 만나서 먹는 아이스크림 브라보 콘, 손이 가요, 손이 가는 국민 스낵 새우깡, 가구가 아닌 과학 에이스 침대, 새우깡의 영원한 친구인 서민의 술 진로 등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30년 이상 장수해 온 대한민국 고유의 대표 브랜드들로 넘쳐나는 종합선물세트다.

'코리아는 몰라도 쵸코파이는 안다'고 할 정도로 여기에 소개된 브랜드들은 단순히 기업에서 만드는 대표상품이 아닌, '브랜드는 곧 기업이다'라는 사실을 명백히 밝혀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경영자는 기업의 가치 증진을 위한 실마리를, 실무자들은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과 새로운 브랜드 마케팅 기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족! 대한민국 언론계 최고의 브랜드는 <오마이뉴스>이고, 오마이뉴스 최고의 컨텐츠는 <오마이북>이 아닐까? (흐름출판 / 1만3천원)

[외국어] <영어, 두뇌를 속여봐!> – 이근철

<영어, 두뇌를 속여봐!>
<영어, 두뇌를 속여봐!>넥서스
요즘 젊은 학생들은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30대 이상의 학력고사 세대들은 심지어 토익 900점을 받았어도 외국인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고 바로 얼어버리는 빛 좋은 개살구들이었다. 이른바 문법에만 치중했던 주입 암기식 입시교육의 가장 큰 희생자라고 자위를 하곤 했는데 이 역시 부질없음이요, 외국인들이 알아줄 리 만무하지 않은가.

여전히 영어회화 책을 옆에 끼고 출근하는 대한민국의 피곤한 직장인들과 진학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최고의 영어 회화 바이블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영어책이 출간 되었다.

저자는 다름 아닌 EBS <서바이벌 잉글리쉬>와 KBS <대한민국 1교시>에 이어 <황정민의 KBS FM대행진> 등 각종 영어 관련 방송 프로그램 및 초청 강연에서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화제의 영어 강사 이근철씨.

전작 < Try again! 중학교 교과서로 다시 시작하는 영어회화 >을 통해 중학교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영어회화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부여해 줬던 데 이어 이번에는 외국 영화와 TV 시리즈를 분석하여 빈도수 순위 20개의 패턴 문장을 반복 학습함으로 쉬운 영어회화가 자연스럽게 체득되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설마' 하시기 전에 '영어회화 못한다는 생각이 절대로 학습되지 않도록 하라'는 저자의 말을 되새기며 우리 모두 두뇌를 속여보자. (넥서스 / 1만2500원)

[실용] <박정수의 이너 뷰티> – 박정수

<박정수의 이너 뷰티>
<박정수의 이너 뷰티>이미지박스
드라마 대장금의 제조상궁 역을 맡아 열연했던 박정수씨를 기억하는가? 50대를 넘어선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고운 피부와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제1회 피부건강 연예인과 중년여성이 가장 닮고 싶은 연예인 1위에 뽑히기도 했던 건강미인.

그러한 박정수씨가 아름다운 피부 만들기 노하우와 식생활 습관, 운동과 건강 관리 등 그녀의 젊음 유지 비결을 여러 각도에서 밝힘으로써 제2의 인생을 열고자 하는 중년 여성들에게 삶에 대한 당당함과 자신감을 키워주고 있다.

이 책이 갖는 장점은 일반인들이 따라 하기 벅찬 만큼의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하드트레이닝을 통한 몸매 만들기를 보여주는 기존의 뷰티 책들과 차원을 달리 한다는 것.

지금의 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 즉 그 동안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어떻게 나이가 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을 우리의 어머니인 대한민국의 중년여성들에게 지나간 삶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가지며 아름답고 당당한 삶을 열어갈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글들과, 건강한 아름다움이 갖는 진정한 매력과 누구나 소원하는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마음자세와 삶의 태도에 대한 지침을 이야기한다.

중년의 위기는 곧 제2의 사춘기에 다름 없다는 박정수씨의 말처럼 긍정적이고 당당한 사고방식과 자신감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프로는 아름답다고? 아니다, 중년여성은 더 아름답다. (이미지박스 / 1만2천원)

[어린이] <밤티 마을 영미네 집> – 이금이

<밤티 마을 영미네 집>
<밤티 마을 영미네 집>푸른책들
우리나라 대표적인 창작동화작가인 이금이씨의 대표작 <밤티 마을 영미네 집>이 기존의 문장을 꼼꼼히 다듬고 화가 양상용씨의 그림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5년 만에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

이 책은 1994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10여 년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의 후속작으로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독자들의 성화로 인해 씌어지게 된 작품.

통상 이렇게 후속편이 쓰여지게 되는 경우, 대부분 전작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지거나 독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은 전작 못지않은 작품성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사랑까지 듬뿍 얻고 있다.

연작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따로 읽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이야기의 완결성을 지니고 있으며, 물론 연이어 읽을 경우 그 감동과 재미는 더 더욱 배가되는 특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조만간 완결편인 <밤티 마을 봄이네 집>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 더욱 기대가 된다.

참고로 작가 이금이씨와 그의 동화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은 어린이 교육문화 운동을 실천하는 시민단체인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설문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동문학가 10인"과 "대표 창작동화 10선"에 각각 선정되기도 했었다. (푸른책들 / 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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