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사서가 뭐예요?

등록 2005.09.24 15:26수정 2005.09.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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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에 이어 2교시에는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에, 도서실로 향한 아이들의 발걸음이 들려왔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도서실 이용방법에 관한 내용을 공부할 예정이지만 다른 학생들을 만나기에 가슴이 설레었다.

이내 도서실에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들로 가득 차고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었다. 밝게 화답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 아이들에게 오늘은 도서실을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잘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공부할 것이란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도서실 사서 선생님이에요"라고 자기소개를 하였는데 아이들은 "사서, 처음 들어요" 또는 "사서가 뭐예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처음 듣는 질문도 아니건만 학교 도서관이 어떠한지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해졌다.

하지만 그런 감정에 오래 머무르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사서가 무엇인지 또 도서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잘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받은 질문을 돌려 보았다.

"자, 우리 친구들 중에 사서에 대해서 알고 있는 친구 있으면 발표 해볼까?"라고. 그러자 몇 명의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사서의 존재가 어떠한지를 발표했다.

"도서실에서 책을 정리해요."
"책을 도서실에서 관리해요."
"훔쳐가지 못하게 지켜요"
등등 나름대로의 생각을 쏟아내었다.

"네, 맞아요. 여기에 선생님이 추가로 더 보충 설명을 할께요. 사서란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 보관 관리하여 대출과 열람 그리고 반납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람이에요. 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그때서야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서가 무엇인지 더 나아가 도서실이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이해하는 모습이다. 또 한편으로는 "도서실에는 사서가 꼭 필요하네요"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지난 여름방학 때 학교도서실 풍경
지난 여름방학 때 학교도서실 풍경박미향
하지만 어디 사서의 일이라는 것이 대출과 반납에만 그치겠는가? 특히 학교도서관에서의 사서는 학생들의 독서지도뿐만 아니라 독후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전문가이다. 논술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독서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10살 안팎의 초등학생들도 도서실에서 사서가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 왜 필요한지를 느끼는데 우리 교육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얼마 전에 교육인적자원부와 행정자치부에 오간 2006년 교원 증원에서 사서교사 0명 배치라는 어이없는 소식을 들었다.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 사서교사 배치 의무규정이 있고 시행령에는 배치기준까지 있음에도 어찌 0명이라는 숫자가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확정된 인원은 아니라고 하는데 이후의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현재 계약직 사서로서 초등학교 도서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사서가 어떤 존재인 지에 관하여 발표했던 아이들 중에는 지난 여름방학 동안 매일같이 도서실을 즐겨 찾았던 아이 몇 몇이 눈에 띄어 더운 여름날 도서실을 지켰던 보람이 느껴졌다.

이날의 수업은 도서실에서 지켜야 할 예절, 열람한 책을 제자리에 꽂는 과정과 실습에 이르기까지 그 필요성을 알아본 후 끝을 맺었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국정넷포터, 중앙일보 오피니언, 위민넷에 송고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국정넷포터, 중앙일보 오피니언, 위민넷에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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