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하면서도 품위있는 학꽁치의 자태한성수
내 낚싯대에는 간간히 망상어도 고개를 내밉니다. 열두시쯤에 우리는 김밥으로 배를 채웁니다. 그 사이에 낚시꾼들이 더 불어났습니다. 건너편 섬에도 방파제에도 등대 옆에도 학꽁치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이들과 여자들도 드문드문 보입니다. 동서와 나는 주변을 정리합니다.
미처 다 쓰지 못한 크릴새우와 뚜껑도 열지 못한 청지렁이, 홍지렁이는 바다에 고기들의 먹이로 던져주고, 주변에 있는 각종 쓰레기들은 비닐봉지에 담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낚시꾼들이 모인 주변은 너무 지저분합니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깨끗했는데, 이제 각종 술병과 음식물 찌꺼기가 온통 섬을 뒤덮고 있으니 주민들도 낚시꾼에게 진저리를 치고 있을 것입니다. 나는 '주차료라도 받아서 그 돈으로 섬 주변을 청소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동서 집에 짐을 풀었습니다. 이제 학꽁치 회를 쳐야 합니다. 나는 먼저 학꽁치의 비늘을 치고 지느러미를 잘라서 동서에게 넘깁니다. 동서는 그 중 작은 것과 망상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빼냅니다. 이 놈들은 뼈째로 썰어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