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중한 소꼽친구

일상의 작은 행복 만들기

등록 2005.09.26 11:00수정 2005.09.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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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일인데…."

평소에 말수가 적고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어른들보다 더 신중한 찬우가 아침 독서를 끝내고 와서 나를 보자마자 혼자서 중얼거립니다. 내가 잘못 들은 것으로 알았는지 이번에는 더 큰 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오늘이 내 생일인데…."

그러자 곁에 있던 아이들이 합창을 합니다.

"선생님, 오늘 찬우 생일이래요."
"응, 그러니? 부모님께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드리고 큰절 올렸니?"
"아니오, 아직 못했어요."
"그럼, 오늘 집에 가면 감사 편지도 드리고, 큰절도 올리고, 엄마 아빠 발도 씻어 드리세요. 찬우는 잘 할 수 있지요? 낳아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하는 말씀도 함께 할 수 있지요?"
"예, 선생님. 잘 할 수 있어요."

친구의 생일 선물을 만들어요
친구의 생일 선물을 만들어요장옥순
아이들은 찬우를 위해서 각자 선물을 만듭니다. 진우는 색종이 강아지와 보트를 만들어서 찬우가 바다 여행을 갔으면 좋겠답니다. 서효는 학과 망원경을 만들어주며 찬우에게 행운이 많이 오기를 빕니다. 은혜는 색종이 목걸이를 만들어 주며 색종이처럼 예쁘게 살면 좋겠답니다. 2학년 나라는 오뚝이를 만들어서 찬우가 넘어지더라도 잘 일어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는군요. 주인공인 찬우는 부모님께 드릴 감사 편지를 정성껏 만들며 연방 싱글벙글입니다.

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우리는 작은 일로 감동하고 행복을 발견합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 해 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뒤로 미루곤 합니다.


날마다 같이 사는 가족인 한 학급 아이들끼리 서로 귀하게 여기고 축하해 주며 마음을 나누는 일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친구 생일에 돈을 들여서 선물은 못해 주지만 정성껏 만든 마음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서로 소중히 여기며 살고 있답니다. 예쁜 상자에 꼭꼭 담아 놓고 먼 후일에도 열어보며 함께 살았던 유년의 친구들을 생각하길 바란답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갈 마음의 친구로 소꼽친구만큼 소중한 동반자가 또 있을까요? 친구들이 만들어준 선물 속에 꼭꼭 숨겨둔 편지를 힘들 때마다 꺼내 읽어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도 얻으리라고 나는 굳게 믿습니다.


화려한 생일 케이크나 비싼 선물은 없지만 마음으로부터 진심을 담아 축하해 주는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처럼 이렇게 아름답게 살기를 바라며!

덧붙이는 글 | 행복은 먼 데 있지 않고 바로 곁에 있음을 보는 마음의 눈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습니다. 소중한 친구들을 평생의 동반자로 만드는 삶의 진솔한 자세를 우리 꼬마들이 갖기를 바란답니다. <한국교육신문>과 <웹진에세이>에 실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행복은 먼 데 있지 않고 바로 곁에 있음을 보는 마음의 눈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습니다. 소중한 친구들을 평생의 동반자로 만드는 삶의 진솔한 자세를 우리 꼬마들이 갖기를 바란답니다. <한국교육신문>과 <웹진에세이>에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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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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