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간지러운 곳 긁어주는 색다른 경험

<미술로 등 긁기 - 300만원 프로젝트>

등록 2005.09.26 11:36수정 2005.09.2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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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보이는 새로운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거나 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

공공미술이 해결해야 할 이 시대 새로운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취지로 관객들과 직접 호흡하는 미술 프로젝트가 지난 7월부터 서울 시내 일곱 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달 인건비 포함 300만 원을 지원받은 미술가가 본인의 주 생활공간(거주지 또는 작업실)을 중심으로 최소단위 지역 사회에서 느끼는 문제의식을 미술적 방법을 통해 해결해 보자는 취지로 동일한 조건에서 일곱 명의 작가와 기획자가 한 팀을 이뤄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기획됐다.

작가 정은영은 블로그(정류소팀, http://murmuring.egloos.com)를 통해 "작업을 위한 임금이 아닌 생활을 위한 임금에 떨고 있다"고 고백했다. 관객과 직접 만나는 '바깥미술'에서 작가의 인건비는 대부분 사회봉사를 위한 명목으로 희생되기 일쑤다. 정은영의 작업은 도시의 빠른 속도를 대변하는 버스 정류소의 기능적 면을 고찰하고 그 곳에서 흘러 다니는 작은 책자를 이용해 소통의 통로를 마련해 보고자 진행되고 있다.

뚝방마을 쉼터 디자인
뚝방마을 쉼터 디자인송지영
서양화가 이호진(뚝방팀, http://outpia.egloos.com) 은 그의 작업실이 있는 철거예정 지역에 쉼터를 디자인하고 있는 중이다. 마을의 쉼터를 만들고자 하는 소박한 목적에서 시작된 그의 작업은 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긴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야만 했다.

핸드폰 방송국 녹화 중
핸드폰 방송국 녹화 중송지영
미디어 아티스트 양아치는 이야기꺼리가 많은 북촌(김양팀, http://yangachi.org/300)의 이야기를 핸드폰방송국을 통해 엮어낸다. 일주일에 한번씩 안국동 거리에 나와서 진행하는 랜덤 방송국은 북촌이라는 지역 사회의 문제를 좀 더 넓은 지역의 일반적 문제로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사당동 열린 화장실 ART SIGN
사당동 열린 화장실 ART SIGN송지영
작가 이기일(프로파겐더팀, http://kiil2000.egloos.com)이 추진 중인 파출소 열린 화장실의 Art sign 작업은 경찰청 내부 훈령의 게시물 규정이라는 행정적 문제와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미술은행의 작품을 관람하고 지역 내 공공기관의 미술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는 작가 강영민(Open the Art Bank팀, http://youngmean.egloos.com)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양재천 프로젝트
양재천 프로젝트송지영
<방배3-화장실>작품 품평 중인 작가들
<방배3-화장실>작품 품평 중인 작가들송지영
양재천에서 쾌적한 산책로를 만들어보자는 서양화가 안중경(양재천PJ팀, http://samlim72.egloos.com)의 프로젝트와 작가 김연태(방배3-화장실PJ팀, http://yeontae.egloos.com)의 '화장실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작가나 새로운 관객 모두 새로운 경험을 한 경우이다.

작가들의 색깔에 맞춰 서로 다른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관객들에게 다가서고자 하는 미술의 작은 실험이다. 프로젝트의 실험이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는 작가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와 홈페이지 산방(www.outsideart.net)을 통해 누구나 지켜볼 수 있다. 일반인들 누구나 "아하 이런 것도 미술이 될 수 있구나"라는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모여 더 많은 예술가들이 미술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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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좋아 제주도에 눌러 앉은 이주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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