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번화가의 광고판. 민족문화를 고양, 발전시키자는 내용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박현숙
이러한 흐름을 타고 최근 중국에는 '공자 붐'이 일어나고 있다. <논어>나 <사서오경> 등과 같은 대표적인 유가경전들이 다시 사람들 손에 들려져 낭독되기 시작했으며, 어릴 적부터 이런 유가경전들을 읽고 자라게 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각 대학에서는 이른바 '국학원'이라는 걸 만들어 유가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전통문화를 전문적으로 교육시키려는 움직임들도 진행되고 있다.
중국 런민대학교는 이미 9월 신학기부터 '국학원'을 설립하여 신입생을 모집한 상태며,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 6월14일 '유교연구중심'을 만들었다. 또한 출판계에서는 유가사상의 대표적인 경전들을 모아 출판하는 '유장(儒藏)'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유교경전을 읽자!"
최근 중국에서 유가사상 및 전통문화 부흥 논쟁이 중국사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시작된 '독경운동(讀經運動, 유가 경전읽기 운동)'이 시발점이 되었다.
중국 내 신유가사상 연구자로 유명한 장칭이 제창한 이 운동은 요약하자면 어릴 적부터 <논어>나 <맹자>, <사서오경> 등과 같은 유가 경전들을 읽고, 암송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국가와 민족에 충성하고 가정에 충실할 수 있는 '바른 어른'으로 클 수 있다는 것. 장칭의 이와 같은 주장과 글은 발표되자마자 입장을 달리하는 각계 지식인들과의 거센 논쟁에 부딪혀 지난해 중국 최대의 '문화사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독경운동' 논쟁을 기점으로 중국에서는 유가사상과 중국 전통문화 재조명에 대한 논쟁이 급물살을 탔다. 이어 올해 들어서 새롭게 전개된 논쟁은 이른바 '국학'논쟁이다. '국학'이란 한마디로 중국의 모든 과거 전통 문화, 학술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가사상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국학논쟁'은 올 5월 중국 런민대학교 총장이 "올해 내로 런민대학교에 '국학원'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점화됐다. 그 후 중국 정부의 정책 브레인들을 키워내는 학술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의 '유교문화연구 중심'을 만들겠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런민대학교와 중국사회과학원의 이런 움직임은 중화민족의 전통문화를 수호하고 부흥시키자는 데 있다.
그동안 유가사상을 비롯한 중국 전통문화가 멸시받고 천대받아 왔는데, 21세기 중화민족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통문화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 이들 전통문화 부흥파들은 수많은 중국 전통문화 중에서도 공자의 유가사상이 가장 핵심적인 중국의 주류 전통문화라며 유학부흥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유학부흥 운동에 힘쓰는 사람들은 비단 이들 뿐만이 아니다.
유가 민족주의, 중국의 새 이데올로기로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