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항공대는 접근하기 어렵거나, 긴급 구조가 필요한 경우 어디든 출동한다.관악소방서 제공
소방헬기가 접근하면 사진 찍지 말고 피하세요
헬기 조종은 긴급 구조 활동 시 자동비행이 불가능해 항상 손과 발을 이용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때문에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기상태에서도 늘 체력단련에 힘쓴다고. 또 대원들은 한달에 한번씩 산에 오르는데 이는 산악구조에 대비해 지형을 익히기 위함이다.
항공대 헬기는 구조요청을 받은 후 7-8분 이내에 출발하는데 이 시간은 시동, 비행협조 및 관제절차를 수행하는데 소요된다. 서울지역의 경우 헬기 이륙 후 사고 현장까지 가는데 5-10분 정도가 걸린다. 의식을 잃거나 호흡이 멈춘 응급환자들의 경우 4분에서 6분 이내에 생사가 판가름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변 사람들의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최해종 조종사(49)는 이 대목에서 단호하게 주문했다.
"응급환자의 생사는 주변 사람들의 응급처치에 달려 있다. 또한 1차 부상 후 잘못된 조치는 2차, 3차 부상으로 이어져 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들이 심폐소생술 등 기본적인 응급조치와 구조요령 등을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최만익 조종사(48)는 "산악 사고는 거의 같은 지점에서 계속 발생한다"고 지적하며 "향로봉, 승가봉, 인수봉, 백운대, 수락산 깔딱고개, 관악산 마당바위 등 사고가 빈번한 곳은 이제 다 외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등산객들이 등산로가 아니라는 푯말을 비롯해 주의사항을 잘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김성재 항공반장(52)은 "산에서 소방헬기가 구조활동을 위해 접근하면 환자를 제외한 사람들은 자리를 빨리 피해 달라"고 당부한다. 방송장비와 사이렌을 동원해 안내를 하지만 구경꾼들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 특히 헬기를 구경하거나 절벽에 걸터앉아 헬기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는데, 환자의 생사를 생각한다면 1분, 1초가 아쉬울 뿐이라고.
김 반장은 이어 "심지어 등산객이 소방헬기가 먼지바람을 일으켜 식사를 방해했다며 민원을 제기한 일도 있었다"며 "산악지대에서 힘들게 구조활동을 하는 대원들에게 피해를 봤다고 이의 제기를 하는 민원인을 볼 때는 힘이 빠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원들은 거짓 화재 신고 같은 장난 구조요청 전화는 없느냐는 질문에 "이제껏 장난전화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아마도 자연 속에서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가 돼 선해지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