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순간 이후" 일용노동자를 구하러 온 트럭에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일할 사람이 결정되자 다들 흩어지고 있다.조명신
- 대체로 무슨 일을 하는가?
"대중 없다. 시키는 일은 다 한다. 목공, 청소, 잔디깎기, 페인트칠, 중국이나 한국에서 들여온 컨테이너에서 물건 내리기 등 일할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간다. 이곳에서는 일손을 구하는 차가 오면 무조건 차에 탄다. 무슨 일인지 묻는 동안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자리를 선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의 내용은 일자리에 도착해서야 알수 있다."
- 이곳 경기는 어떤가?
"'전쟁 상황'이다.(웃음) 이곳이 텍사스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고 있다."
- 이곳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끼리는 사이가 좋은가?
"모두들 히스패닉이기 때문에 서로 친구처럼 지낸다. 서로 사용하는 스패니시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의사소통에는 별 문제가 없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불법 체류자들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으로 어떻게 들어왔냐는 질문에 "알면서 뭘 묻냐"고 대답하며 웃었다.
- 가족들은 모두 멕시코에 있나?
"그렇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 남동생 둘이 있다. 막내 동생은 내가 여기 온 이후에 태어났기 때문에 아직 한번도 못봤다. 난 앞으로 여기서 계속 살 생각이지만 가족들이 보고 싶기도 하다. 보름에 한번씩은 꼭 전화를 한다."
- 영어는 어떻게 배웠나?
"미국에 오기 전에는 영어를 전혀 못했다. 처음 텍사스로 왔을 때 영어를 못해서 서러운 적이 많았다. 그러다가 백인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5년 정도 함께 살았는데 다행히 그녀는 스패니시를 할 줄 알아서 내게 영어를 가르쳐 주었다. 매일 영어와 스패니시를 번갈아가며 배웠는데 9개월이 지나니까 영어를 알아 듣기 시작했고 또 다시 5개월이 흐르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이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6살된 딸이 있다고 했다. 이름을 묻자 티셔츠의 왼쪽 소매를 걷어붙이며 '끌라리사(Clarisa)'라고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었다. 여자친구와 복잡한 문제가 있어서 헤어졌고 이제는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했기 때문에 딸을 보러갈 수 없다고 했다.
- 수입은 어떤가?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이곳에 나온다. 며칠을 일하러 가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주일에 대략 500달러 정도 번다."
- 시간당 얼마를 받나?
"나는 무조건 10달러를 받는다. 더 적게 받는 사람들도 많지만 100도(섭씨 38도)가 넘는 이런 더운 날씨에는 그 정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이 힘들지 않나?
"사실 나는 이일이 좋다. 이젠 직업을 갖는 것이 싫다. 나는 여기에서 많은 걸 배웠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많이 얻었다. 나는 이곳을 사랑한다.(웃음)"
- 한국인과 일해본 적 있나?
"많다. 한국 사람들과는 대부분 임금 때문에 다투게 된다. 대체적으로 백인들이 임금을 제일 후하게 주고 인도 사람들이 제일 짜다. 어떤 한국사람은 점심시간까지 줄이려고 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시키고 50불 주면서 점심을 안사주기도 한다. 트럭에 짐을 싣거나 내리는 일의 경우 심지어는 운전하며 오간 시간은 다 빼버리고 일한 시간만 따져서 돈을 주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