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으로 본 생일 축하 파티한나영
그 덕에 나는 매일 온라인에서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이메일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소식을 전하기도 하지만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채팅을 하거나 화상 대화도 나눈다. 그러다 보니 거리상으로는 먼 곳이지만 내가 체감하는 거리는 굉장히 가깝다. 물론 바로 곁에 있는 건 아니어서 정서적인 거리까지 가깝다고 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는 두 딸의 머리가 대학생처럼 긴 것도 직접 볼 수 있고, 작은 딸이 쓴 영문일기도 눈으로 확인하며 고쳐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산 청자켓을 입고 방에서 패션쇼(?)를 하는 딸아이를 흐뭇하게 지켜보기도 하고, 남편이 만든 불고기를 입맛을 다셔가며 눈으로 맛보기도 한다.
정말 좋은 세상이다. 옛날 같았으면 거리를 핑계 삼아 '안 보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담을 들먹일 수도 있을 테지만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곳도 가까운 '이웃'이기에 주방의 수저 갯수까지 다 알 수 있게 되었다.
하긴 내가 가르치고 있는 중국 학생들도 대부분 컴퓨터를 가지고 있어 본국에 있는 부모들과 온라인상으로 자주 만난다. 그러니 비행기 타고 어디 멀리 떠난다고 하면 김포공항이 눈물바다였다는 옛날 이야기는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의 까마득한 이야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