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공무원 1인당 쌀 판매 목표 시달

등록 2005.10.05 09:23수정 2005.10.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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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가 나주쌀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1000여명의 공무원에게 나주쌀(20kg) 100가마에서 500가마를 판매하라는 개인별 목표량을 할당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판매실적에 따라 개인별 표창을 받은 승진 대상자에 대해 '우선 승진시켜 주겠다'는 당근책을 내놓아 승진 대상자들간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쌀 소비 감소와 쌀 수입물량 증가로 재고 쌀이 넘쳐나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가을 추수기보다 쌀값이 더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자 시는 지난달 22일 실과소와 읍면동별 개인별 목표량을 시달했다. 개인별 목표량을 살펴보면 국장급(4급)에게는 500가마, 과장급 사무관에게는 200가마, 6급 이상에게는 150가마, 7급 이하 하위직에게는 100가마가 각각 목표량으로 책정했다. 나주쌀 판매대책 시달로 나주시 전체 공무원 1052명에게 10만 5천 가마를 목표량으로 책정한 것.

공무원들에게 할당된 10만 5천 가마는 남평농협 RPC를 비롯해 세지, 왕곡농협 등 9개 농협 RPC쌀과 이천농산과 여주농산, 동강정미소 RPC 등 개인 RPC 3곳에서 제공된다. 이처럼 농협과 개인 RPC에서 판매해야할 쌀을 시에서 직접 나서 판매하기에 이르고 있다.

공무원 C씨는 "취지는 좋은데 이건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1인당 100가마 이상을 어디에 팔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20가마라면 친인척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팔 수 있지만 150가마 이상을 팔라는 것은 모든 일손을 놓고 서울과 대도시로 나가 쌀을 판매하라는 것과 같다"며 "1주일 이상 나주시청 문을 닫고 대도시로 나가 나주쌀을 판매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나겠다"고 비꼬았다.

판매실적에 따라 승진대상자 우대, 경쟁 부추겨

K씨는 "나주는 농촌도시라는 특수성 때문에 가까운 친척 또는 공무원 가족이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다"며 "자기 집 쌀도 판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농협 쌀을 판매하라는 것은 억지와 가깝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승진 대상자 가운데 승진을 위해 농협에서 판매한 물량까지 자신의 실적으로 올리는 편법까지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강진군의 경우 30만 가마를 목표로 고향쌀 판매에 앞장을 서고 있는데 농업의 중심도시인 나주에서 10만가마는 그리 큰 물량은 아니다"라며 "예년에도 나주시에서 10만 가마 가까이 외지에 판매해왔는데 올해는 개인별로 목표량을 정해 판매시책을 시달해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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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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