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만의 행사는 이제 그만

학교경영자, 전교조 분회창립 기념행사 참석 축사 통해 격려

등록 2005.10.05 15:12수정 2005.10.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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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익산 남성고등학교에서는 참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전교조 분회연합회 창립 5주년 기념행사가 학교경영자인 손태희 이사장을 비롯하여 교장, 교감, 전교조 조합원 및 교직원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것이다.

“조합원 선생님과 비조합원 선생님의 목적은 똑같습니다. 바로 아이들입니다. 조합원선생님들의 주장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것입니다. 복지와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기업 노조와는 달리 교원노조는 지금까지 한번도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교원노조는 올바른 교육과 아이들의 입장에서서 다양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저에게는 조합원 선생님이나 비조합원선생님이나 똑같습니다.”

이 말은 전교조 분회장이 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교장이 한 말도 아니다. 바로 남성학원 이사장의 격려사였다. 이사장의 이 말은 조합원은 물론 행사에 참석한 학교행정가(교장, 교감)들에게도 전교조의 학교내에서의 입장이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10월 1일에 열린 전교조 남성학원 분회연합회 창립 5주년 기념행사
10월 1일에 열린 전교조 남성학원 분회연합회 창립 5주년 기념행사노태영

이날 행사는 비가 오는 가운데도 100여명이 넘는 조합원과 교직원 가족들이 참석했으며 손태희 이사장을 비롯해 남성학원 4개 학교의 교장, 교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전교조가 주관하는 행사에 이사장과 교장, 교감들이 공식적으로 참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학교현장에서 노사간의 협력과 대화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 남성학원의 이번 행사는 매우 바람직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운동회에 참석한 많은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에 신이나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또 서로 땀을 흘리고 협력하면서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저녁식사로 마련된 통돼지 바비큐를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전교조 남성가족 명랑운동회
전교조 남성가족 명랑운동회노태영

전교조 남성학원 연합회는 지금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1989년 전국적으로 1500명의 교사가 학교에서 쫓겨났을 때 한상선 선생(98년 작고)이 해직당하는 아픔을 경험하기도 했고 평준화 해제 과정에서 전교조의 역할이 학교에 불이익을 가져온 결과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야만 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남성학원 교우회를 결성하여 92년 전교조 합법화이전에도 전교조 해직교사 후원금을 꾸준히 내 전교조의 사업과 합법화를 앞당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 조합원은 지속적으로 늘어 현재는 107명의 교사가 전교조에 가입하여 전체 교직원의 과반수를 훌쩍 넘기고 있다. 각종 행사나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조합원들의 의식교육과 교사연수를 위해 여러 가지 행사와 연수를 실시해 오고 있다.

이번에 이런 행사를 치를 수 있었던 것도 조합원들의 발전적 자기연수와 학교행정가들과의 신뢰성 구축이 큰 몫을 했다.


이 행사는 학교조직 구성원이 다 참여하는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전교조의 역량을 키워온 학원 내 4개 학교 분회와 분회연합회의 노력이 만들어낸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전교조 행사가 조합원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현실과는 사뭇 많이 달라진 풍경이다.

전교조와 학교경영자는 심각한 공교육의 위기와 교권의 추락, 교육문제의 갈등과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 행사였다. 학교와 교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과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이치를 깨닫게 만든 뜻 깊은 만남이었다.

덧붙이는 글 | 노태영 기자는 남성고 교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노태영 기자는 남성고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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