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주민계도지' 구입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특히 <서울신문> 구독에만 한해 무려 45억원의 '혈세'를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계도지란 과거 군사정권 시절 정권홍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획일적으로 예산을 편성, 구입해 이·통·반장이나 관변단체에 무료로 배포하던 신문을 말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신문의 관언유착 사례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 | | "각 자치구 예산편성과 서울시는 별개" | | | 서울시, 주민계도지 예산집중 편성 반박 | | | | 서울시는 "주민계도지 예산 편성 64억원" 보도가 나가자 즉각 반박 보도자료을 냈다.
서울시는 "주민계도지를 구독한 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편성된 예산도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서 구의회의 예산승인을 거쳐 자율적으로 활용한 예산으로 신문을 구독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와 무관함을 거듭 강조했다.
한문철 서울시 언론담당관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91년 이후부터 각 자치구와 서울시는 별개의 기관이 됐다"면서 "각 구의 예산은 자치구청장이 편성해 구의회가 예산을 승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치구별 주민계도지 예산편성 현황에 따르면, 총 64억원의 예산 중 중구(5억 7천만원)-강서구(4억 6천만원)-관악구(3억 8천만원) 순으로 편성액이 많았다. 반면 중랑구는 편성액이 7천여만원에 그쳤다. | | | | |
박기춘 열린우리당 의원은 7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전국적으로 확인된 주민계도지 예산 111억원 중 서울에만 64억원(전국 대비 58%)이 집중돼있다"며 "서울시 25개 구청에 모두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국 16개 시도와 행정자치부로부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계도지 구입 현황이 서울(64억2000만원) - 강원(27억원) - 경기(9억9000만원) 순으로 계도지 예산이 총 101억원(전국 대비 91%)에 이른 반면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에는 대부분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특히 서울의 경우 특정신문 1개사에 45억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신문에 대해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정부의 기관지라는 비판을 받다가 지난해 초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제호도 바꿨다"며 <서울신문>임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시대착오적인 주민계도지가 아직도 남아 있고, 서울 등 중부권에 집중돼 있는 것은 서울시장 등 수도권 단체장들이 언론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관언유착' 비판을 받을 만하다"면서 "건전한 지역언론 육성과 언론개혁을 위해 특정신문에 대한 특혜를 없앨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박 의원은 "그밖에도 계도지 예산은 대전 3억3000만원, 부산 5000만원 정도로 일부 남아있는 상태이고, 경북과 전남은 각기 4개 자치단체에만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003년에도 통·반장에게 무료로 신문을 제공하기 위한 계도지 구독 명목으로 53억2300여만원의 예산을 구의회에 상정한 적이 있다.
당시 경실련 서울시민사업국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가 2003년 계도지를 구입하는데 집행된 예산은 총 55억4870여만원에 달했고, 특히 <서울신문>(당시 대한매일) 구입에 47억4107만원(전체 예산의 85.5%)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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