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봉사도 효율성을 생각해야 한다"

[인터뷰]'열린사회 자원봉사연합' 연제은 대표

등록 2005.10.08 10:01수정 2005.10.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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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은 <열린사회 자원봉사연합> 대표
연제은 <열린사회 자원봉사연합> 대표나영준
"우리 단체는 현장경험이 풍부한 경영지도사 및 각 분야 현장 전문가들이 모인 곳으로 평소 장애인이나 결식아동, 독거노인 등을 위한 이웃돕기 봉사활동을 펴는 비영리 민간봉사단체입니다. 금년에 자원봉사 활동 기본법이 제정 돼서 앞으로는 기대가 큽니다."

지난 5일, 여의도 63빌딩. 제12회 전국자원봉사 대축제에서 만난 연제은 '열린사회 자원봉사연합(http://openbongsa.org)' 대표는 무엇보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의 국회통과를 기뻐했다.

무조건적인 봉사보단 효율성을 생각해야 한다

지난 6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자원봉사 활동 기본법의 주요 내용은 자원봉사자에 대한 사회적 장려·보호조치 마련과 자원봉사 진흥을 위한 국가 책무 등의 책무 명시 및 국가 기본계획 수립, 자원봉사 민간 인프라 확립 및 지원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날의 조직위원이기도 한 연 대표는 "앞으로는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20%가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된다"며 "이제는 무조건적인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좀 더 효율적인 자원봉사를 위해 프로그램 개발과 인프라 구축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자원봉사 인구는 점점 늘어나게 될 겁니다. 앞으로는 할 일이 많습니다. 물론 하겠다는 의지도 중요하고 무조건 참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어서도 안 됩니다. 자원봉사도 체계적인 틀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날 행사에서 '청음수화합창단'이 수화로 노래를 표현하고 있다.
이 날 행사에서 '청음수화합창단'이 수화로 노래를 표현하고 있다.나영준
- '오마이뉴스 마라톤 대회'에도 함께 하게 됐는데.
"저희 열린사회 자원봉사연합에는 노년층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게 건강이죠(웃음). 노년기 희망봉사단이라는 부설단체를 두고 여러 마라톤 대회에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오마이뉴스 마라톤 대회에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직접 달리진 못 하지만 여러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웃음)."


- 흔히 이야기 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는.
"우선 열린 마음이 우선이 되어야 하겠죠. 그리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시대엔 그것이 가장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젊은 시절부터 그런 연습이 꾸준히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하는 이에겐 일종의 마일리지제도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동체 사회에서 봉사란 것이 얼마나 큰 덕목인지를 알게 해주어야겠지요."

그는 그런 반복체험을 통해서라도 봉사의 필요성을 일깨워야 한다며 단순히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자라난 젊은이들에게 과연 봉사를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아닌 마음이 건강한 젊은이를 길러내기 위해서 더 적극적인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전국의 자원봉사단체 회원 10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한 자리.
전국의 자원봉사단체 회원 10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한 자리.나영준
"책상 앞에서 배우는 봉사가 와 닿으면 얼마나 와 닿겠습니까.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주물러 봐야만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죠.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배우는 행위를 통하면 많은 것이 해결됩니다. 윤리 의식이야 물론 덤으로 따라오지요."

진정한 봉사를 위해선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연 대표는 "여러 위급 상황이나 재난이 닥쳤을 때 막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지 않느냐"며 마음만 앞서는 것보다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더 나은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의 휠체어를 밀어준다고 해도 그게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과연 휠체어 사용법을 제대로 아는 봉사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혹 실수했다가는 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봉사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열린사회 자원봉사연합에서는 봉사활동뿐 아니라 연수회, 세미나 등을 통해 여러 봉사자들의 교육도 맡고 있다고 한다.

"21세기는 봉사의 시대입니다. 미국같이 거대한 나라도 사실 그 사회를 지탱하는 큰 축 중 하나는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자원봉사자의 힘입니다. 정부나 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더 나은 자원봉사의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그간 많은 봉사활동을 해 왔지만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며 겸손해 하는 연 대표에게 오마이뉴스 마라톤에서 함께 뛰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묻자 "나이가 많아 이제 걷는 게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아무래도 노인들은 뛰는 게 조금 벅차죠. 다음부턴 '오마이뉴스'에서도 노년층을 위한 거북이 마라톤 같은 걸 해 보면 어떨까요(웃음). 참 이번 달 29일에 저희가 주최하는 '청계천 따라 걷기 한마당'대회가 열립니다. 함께 걸어 보시지 않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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