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절제 속에 드러낸 오름의 속살 | | | <오름오르다>의 사진작가 고남수 | | | |
| | ▲ 사진작가 고남수 | ⓒ양김진웅 | | 10년 간 오름과 오름의 꽃만을 찾아다녔다. 많은 이들이 아래에서 바라다 보는 오름의 아름다움을 찍었다면, 그는 오름에서 본 오름의 내면을 주로 흑백필름에 담아왔다. 단순한 화면구도 속에 오름의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나 할까.
제주에서 사진작업실 <꿈을 찍는 방>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늘 꿈을 찍으려 한다. 하지만 마냥 꾸는 꿈은 아니다. 철저히 현실에 뿌리박은 그의 꿈꾸기 방식은 눈에 보이는 미학을 찾기보다 그 이면을 주목한다.
두모악에 묻힌 故 사진작가 김영갑씨가 제주자연과 오름에 대한 미학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면 그는 제주인의 눈으로 오름 속에 숨어 있는 삶의 내면을 들춰내려 했다. 상당수 오름 사진이 어두워 보이는 것은 바로 그 내면을 보여주려는 욕심때문이다.
그의 오름 사진 컷을 가만이 들여다 보면 아름다운 풍광 속에 숨겨진, 제주 땅에 휘몰아쳤던 고난의 역사가 보인다.
2001년 서울과 제주에서 개인전 '오름 오르다'를 시작으로 2003년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초대전으로 '오름사진 기획전'( Moving Korea Project - Oreum)을 치렀다. 그의 오름 사진을 본 이성복 시인(54)과 함께 2004년 월간 '현대문학'에 오름 에세이를 연재했고 연재글은 이후 단행본 <오름 오르다>로 출간됐다.
한편 고씨는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본 홋가이도 아사히가와에 있는 히라마갤러리에서 오름사진 초대전('오름 오르다')을 열고 있다. 위 사진은 작품 25점 가운데 일부.
이번 전시는 지난해 한일 교류전에 참석차 제주를 찾았던 일본 미술작가 후지 다다유키, 아라이 요시노리가 그의 작품을 접한 뒤, 히라마갤러리 관장인 아키노리 히라마에게 적극 추천하면서 이뤄졌다. / 양김진웅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