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의 가시부터 고소한 알밤에까지 깊고도 깊은 그런 의미가 담겨있습니다.임윤수
결혼식장에서 부모님들께 폐백을 드리며 분명 받았을 대추나 밤, 조상들의 음덕을 기리며 지냈던 제상에 올렸던 대추와 밤은 물론 곶감과 배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를 알고 계셨습니까? 가문과 지방에 따라 그 해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필자 역시 사실은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폐백대추를 받았고 제상을 대했지만 이제부터라도 그 의미를 새겨 봅니다.
예식장에서 식을 마치면 신랑과 신부는 별도로 마련된 폐백실로 올라가고, 그곳에서 시어른들께 큰절로 인사를 드립니다. 이때 시부모님들은 어김없이 대추를 던져주는데, 대추는 그 씨앗이 단 하나로 왕이 될 만한 후손이 나오라는 뜻도 있지만, 대추는 꽃이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 있어 결혼을 하였으니 반드시 대 이를 자식을 얻으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대추에 이어 던져주는 게 밤입니다. 밤은 무수히 보아왔듯 가시송이 안에 탱글탱글한 3개의 밤톨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3개의 밤톨은 3정승을 의미하니 이왕 얻을 자식 훌륭하게 자라 3정승만큼 출세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밤은 이렇듯 그 수자적인 의미뿐 아니라 밤송이와 밤톨의 각 부위에도 나름대로 숨은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우선 밤송이의 앙상하고도 날카로운 가시는 내유외강의 추진력을 상징하고, 밤톨껍질은 살면서 닥치게 될 풍파에 그 껍질의 단단함만큼 잘 견디는 힘, 방어력을 말한답니다. 밤톨껍질을 벗기면 볼 수 있는 껍질 속의 포근한 털은 부모로서의 따스한 보호력을 말하며, 속껍질의 떫은 맛은 살아가면서 맛봐야 할 인생살이의 맛이 이렇듯 떫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이를 극복할 인내력을 가르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