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정문 쇠사슬로 묶고 기습시위

장애인교육예산 확보 등 요구 시위대 43명 경찰 연행

등록 2005.10.11 18:47수정 2005.10.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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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공동투쟁단 관계자가 자신의 몸과 정부청사 정문 쇠창살을 수갑과 쇠사슬로 묶어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동투쟁단 관계자가 자신의 몸과 정부청사 정문 쇠창살을 수갑과 쇠사슬로 묶어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지숙

장애인 교육 예산 확보와 특수교육 교원 증원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기 위해 장애인과 예비특수교사 등이 11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쇠사슬과 수갑을 이용한 기습시위를 진행하던 중 장애인과 학생 등 관계자 43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장애인 교육 예산 확보와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아래 공동투쟁단)'과 '특수교육 교원 및 장애인 교육 예산 확보를 위한 학생비상대책위원회(아래 학생비상대책위)'는 11일 오전 11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장애인교육예산 확보와 특수교육교원 증원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쇠사슬과 수갑을 이용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날 기습 시위에서 장애인과 학생 7명은 청사 정문의 쇠창살에 자신의 몸을 수갑과 쇠사슬로 묶고 참여정부에서 장애인의 교육권 확보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쇠사슬·수갑 시위 감행... 근본적인 대안 마련 촉구

a 경찰이 절단기로 시위를 벌이던 관계자의 수갑을 절단하고 있다.

경찰이 절단기로 시위를 벌이던 관계자의 수갑을 절단하고 있다. ⓒ 김지숙

공동투쟁단은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5일까지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한 바 있으며, 지난 5일에는 청와대 들머리 기습 도로점거 시위를 벌이는 등 참여정부가 장애인 교육예산 및 특수교육 교원 확대배치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마련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전국의 16개 학교 27개 특수교육 관련 학과로 구성된 학생비상대책위는 특수교육교원 증원에 있어 현실을 반영한 특수교육 교원 증원을 요구하며 전국 단위의 결의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공동투쟁단과 학생비상대책위는 11일 시위에서 "그동안 장애인 교육 예산 확보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계속 농성을 진행했지만 참여정부는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장애인 차별을 외면하고 기만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오늘 정부 청사 앞에서 쇠창살과 장애인 당사자의 몸을 수갑과 쇠사슬로 묶고 격렬한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그동안 장애인 차별을 외면하고 기만해 왔던 참여정부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기 위함이다"며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공동투쟁단·학생비상대책위 시위대 43명 경찰 연행


a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기 위해 사방을 둘러쌌다.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기 위해 사방을 둘러쌌다. ⓒ 김지숙

공동투쟁단과 학생비상대책위는 수갑 기습시위와 함께 스프레이로 정부중앙청사 기둥과 정문 앞 길바닥 등에 '장애인차별철폐', '교육예산확보', '차별금지법 제정' 등의 문구를 적어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공동투쟁단과 학생비상대책위가 기습시위를 진행하자 경찰은 절단기를 이용하여 쇠사슬과 수갑을 절단했으며 시위대를 향해 자진 해산하라고 경고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여러분이 진행하고 있는 불법 시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해산하지 않을 경우 전원 연행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 도중 장애 아이를 둔 한 어머니는 "장애인도 국민이고 인권이 있다"며 "그 인권을 지키고 살아가기 위해 교육받고 싶다는데 정부는 인권을 지키기 위해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기는커녕 장애인 차별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경찰은 자진 해산 명령에도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오전 11시 30분경 시위를 벌이던 장애인 10명과 학생 및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 33명 등 총 43명을 전원 연행했으며 이들은 서대문(5), 성동(5), 강동(5), 중부(5), 중랑(4), 남대문(5), 방배(5), 종암(6), 종로(3) 총 9개 경찰서로 이송해 현재 조사 중에 있다.

시위대가 연행되자 이를 보던 한 장애아이 어머니는 "장애인에게 교육받을 권리는 주지 않으면서 경찰은 법대로 하겠다며 장애인과 학부모, 학생들을 연행해가고 있다"며 "집에서 살림하기도 바쁜 엄마들이 왜 길거리로 나오는지 생각을 해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행자부 "교육부의 특수교육교원 추가 증원 요청 최대한 반영"

a 경찰이 시위하던 학생을 연행하고 있다.

경찰이 시위하던 학생을 연행하고 있다. ⓒ 김지숙

특수교육교원 증원과 관련하여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관계자는 11일 전화통화에서 "당초 특수교육교원과 관련해 특수학급신설(36명)·증설(115명), 치료교육교사(130명), 교원법정정원(163명)을 요청했는데 행자부에서 특수학급신설(36)과 치료교육교사(166) 총 202명 증원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관계자는 "특수교육교원과 관련하여 승인되지 않은 특수학급증설 인원(115명)과 교원법적정원 인원(163명)을 추가로 신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여 행정자치부 조직기획팀 관계자는 "교육부측에서 추가 신청부분이 아직 넘어오지 않았다"며 "추가증원 부분은 교육부와 예산처, 행자부가 협의해 인건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대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자부 관계자는 "정부는 특수교육 문제를 항상 고민하고 있으며, 결론적으로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특수교육교원 증원에 있어 예산문제도 있지만 행자부는 전체 국가공무원 증원을 관리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공무원 증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장애인교육예산, 올해 대비 45억 증액'
공동투쟁단 등 '삭감된 예산 90억 확보' 요구


a 시위대가 진압하는 경찰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시위대가 진압하는 경찰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 김지숙

공동투쟁단과 학생비상대책위는 특수교육교원 증원 외에도 장애인교육예산을 당초 계획대로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당초 장애인교육예산에서 무상교육비와 특수교육보조원 예산 등 총 90여억 원이 삭감되었다"며 "삭감된 장애인교육예산을 당초대로 확보할 것"을 주장했다.

특수교육예산과 관련하여 교육부 관계자는 "2006년 특수교육예산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대비 45억원 가량이 증액되었다"며 "정부의 예산 정책은 중간에 바뀔 수도 있지만 정부의 정책 사업상 예산에 한정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투쟁단과 학생비상대책위는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수갑과 쇠사슬을 이용한 기습 시위 도중 경찰이 시위대 43명을 연행한 것과 관련 11일 오후 3시 종로경찰서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참여정부가 '▲삭감된 장애인 교육 예산을 원안대로 확보 ▲특수교사 정원 확대 배치 ▲실효성 있는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때까지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장애인인터넷신문 http://withnews.com

덧붙이는 글 장애인인터넷신문 http://w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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