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양~ 우리 결혼해도 될까요?

[사진] 메뚜기 합동결혼식 하던 날

등록 2005.10.14 10:17수정 2005.10.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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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삼덩굴이 뒤엉킨 풀밭 옆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앞만 보고 걸었는데 길 아래 환삼덩굴의 손바닥만한 잎사귀가 흔들리는 것이 보입니다. 바람도 없는 날 덩굴이 흔들린다는 것은 그안에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가던 발걸음을 돌려 잔가시가 돋아 있는 환삼덩굴을 탐색합니다. 그리고 잎사귀를 흔들어 신호를 보내온 오늘의 주인공 메뚜기와 눈인사를 합니다. 안녕? 니들이 날 불렀지?

메뚜기를 실제로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릅니다. 메뚜기는 논에서 볏잎을 뜯어먹으면서 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찾아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것도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말입니다. 메뚜기들이 톡톡 튀어오르며 어지간히도 굳어버린 고정관념을 톡톡 깨부숩니다.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수많은 메뚜기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가 바로 메뚜기의 합동결혼식장이었습니다.

자, 지금부터 풀밭에 사는 벼메뚜기들의 합동결혼식이 있겠습니다.

a 우리 결혼해도 될까요?

우리 결혼해도 될까요? ⓒ 권용숙


a 환삼덩굴 잎사귀가 제일이야!

환삼덩굴 잎사귀가 제일이야! ⓒ 권용숙


a 사진사가 실수로 떨어뜨린 녀석들~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해주세유!

사진사가 실수로 떨어뜨린 녀석들~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해주세유! ⓒ 권용숙


a 폭신하고 넓은 호박잎이 최고라니까! 조명도 있네.

폭신하고 넓은 호박잎이 최고라니까! 조명도 있네. ⓒ 권용숙


a 가을 햇살이 뜨거워 파라솔 밑이 최고야!

가을 햇살이 뜨거워 파라솔 밑이 최고야! ⓒ 권용숙


a 아침엔 나팔꽃도 필거야!

아침엔 나팔꽃도 필거야! ⓒ 권용숙


서울 벼메뚜기들은 사진사까지 불러다 놓고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잔치에 손님이 없으면 안되겠지요? 한동네 사는 메뚜기 친구들이 하객으로 참석했습니다.

a 풀색노린재

풀색노린재 ⓒ 권용숙


a 아기달팽이

아기달팽이 ⓒ 권용숙


a 먹부전나비

먹부전나비 ⓒ 권용숙


a 청개구리

청개구리 ⓒ 권용숙


서울 메뚜기들은 한놈도 잡히지 않고 무사히 결혼식을 끝냈고, 메뚜기 친구들은 메뚜기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빌어 주었습니다. 아직도 세상은 곤충들이 살 만하고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고 했습니다. 메뚜기의 결혼식 사진을 찍게 되어 영광입니다.

덧붙이는 글 | 벼메뚜기이며 아래 큰녀석은 암컷이고 위에 작은녀석은 숫컷입니다.

덧붙이는 글 벼메뚜기이며 아래 큰녀석은 암컷이고 위에 작은녀석은 숫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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