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동아> 1면과 <조선> A4면. 두 신문은 강정구 교수의 논리가 친북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학자와 검찰의 입을 빌려 설명하고 있다. 강 교수의 논리를 붉게 채색하는 작업은 정부 여당의 사상 검증을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다리 걸기'도 나름이다. 씨름판의 '안다리 걸기'가 있는가 하면 난장판의 '딴죽 걸기'도 있다. 그 차이는 게임 법칙의 준수 여부다. 축구공을 걷어차면 '파인 플레이'지만 상대 선수 다리를 걸면 '더티 플레이'가 되는 축구장의 룰과 같다.
그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오늘자 보도는 어떤 것에 해당할까?
<조선>의 질문과 <동아>의 답변
두 신문이 '태클'을 건 대상은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다. 어제 국회 대표연설서 행한 "조선노동당과의 당 대 당 교류" 제안을 문제 삼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남북 정당 간 교류가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말려든다"는 역대 정부의 판단과, 조선노동당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을 환기시킨 다음 "그런데 왜" 열린우리당은 조선노동당과 교류를 하겠다고 나서느냐고 물었다.
묻기는 했지만 답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통일연구원 조한범 연구위원의 입을 빌려 "아직 '적화통일' 당 규약을 바꾸지 않고 있는 조선노동당과 규약 변경 없이 교류협력을 추진한다는 건 성급하다"고 제동을 걸었을 뿐이다.
열린우리당이 조선노동당과 교류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 그리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그 점에 주목한 이유는 <동아일보> 지면에서 제시됐다.
<동아일보>는 열린우리당의 제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초치기' 논평부터 소개했다. "정부 여당의 정체성에 의심이 갈 만한 사안", "정권 유지와 연장을 위한 북한 카드의 일환"이라는 한나라당의 논평을 소개한 뒤에 결정적인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현 정권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한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휘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동아일보>가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의 입을 빌려 진단한 결과이다.
구도는 짜여졌다, 전선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