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바위’는 4개의 육중한 바위가 정교하게 약4m 높이로 쌓여있다. 상단부분을 약간 힘을 주면 바위가 흔들린다.임성식
계룡산은 예부터 많은 토속신앙인들이 모여 기도하는 터로 또는 수행정진 도량으로 신기(神氣)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그 만큼 이곳과 관련된 흥미 진진한 다양한 얘깃거리가 숨겨져 있다.
계룡산 신원사 방향 능선을 따라 가다보면 육중한 무게의 바위가 신기하게도 층층이 정교한 형태로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산행 중 눈앞에 우뚝 선 이 바위를 마주치는 순간 “거참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희한하게 생긴 바위로 구나!”라며 궁금증을 자아낸다.
더욱이 이 바위 상단을 약간의 힘을 주어 밀면 요리저리 흔들리는 흔들바위 현상도 일어나는 괴이함까지 지녔다. 신기한 이 바위는 누룩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누룩바위’라고 불리어진다. 대략 위치는 향적산 국사봉 아래 북쪽으로 좁은 산길을 가다보면 헬기장에 못 미치는 곳에 있다.
북동쪽으로는 계룡산 천황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아래쪽으로는 계룡대(3군본부)가 시원스럽게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서쪽으로는 멀지 않은 곳에 산 아래에 금강대학교가 위치해 있고 멀리 노성산이 보이기도 한다.
이 바위를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육중한 무게의 바위를 도대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이곳까지 갔다가 정교하게 쌓아 올려놓았을까 하는 의문이다. 거기다가 흔들바위처럼 흔들거리기까지 하니 말이다.
인간의 힘으로 이렇게 커다란 바위를 쌓아올린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 하다. 한편으로는 산길이 좁디좁기 때문에 크레인 같은 기증기의 도움을 받았을 리도 없다. 그렇다고 자연적 발생적으로 생성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희한할 따름이다. 이 바위에게는 분명 무슨 전설이라도 한 가지쯤 있어 보였다.
누룩바위에 관해 상월면 대명리에서 15대째 살고 있는 박명종(77) 옹에게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들을 수 있었다.
예부터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계룡산에 산신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 산신 할머니가 치마폭에 바위를 담아서 쌓아놓고 갔다고 한다. 이 바위가 누룩모양처럼 생겼다하여 누룩바위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산신 할머니가 치마폭에 바위를 담아가지고 오면서 바위틈에 숨어있는 ‘가재’를 동쪽으로 버렸다. 그래서 동쪽방향에 있는 신도안 방향 개울가에는 ‘가재’가 많다고 한다. 서쪽으로는 ‘게’를 버려서 지금도 상월면 지경리 쪽으로는 ‘게’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대명리에 살고 있는 이 마을 주민들은 옛날부터 매년 음력 10월 2일, 늦은 밤 11시에 산제당에 모여 계룡산 산신 할머니께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지낸다. 그 밖에 흥미로운 전설 또 하나를 더 들을 수 있었다. 금강대학교 본관 위쪽으로 산 중턱을 보면 커다란 바위가 있다. 이름 하여 ‘범바위’에 관한 전설이다.
옛날에 결혼도 못한 더벅머리 총각이 살았다. 어느 날 총각이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갔는데 퉁소 소리에 이끌려 큰 바위까지 왔다. 그런데 어여쁜 낭자가 바위에 앉아서 퉁소를 불고 있는 게 아닌가.
총각이 다가오자 퉁소를 불다말고 낭자는 “내가 이곳에서 뛰어 내리면 살겠나, 죽겠나”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뛰어 내리면 죽는다고 말리자, 갑자기 바위 아래로 몸을 던져 범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런 내려오는 전설 때문인지 이 마을 사람들은 그 큰 바위를 지금도 ‘범 바위’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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