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시아는 구매자, 유럽은 판매자? | | |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불균형 매커니즘 | | | |
| | ▲ 주빈국관에서 내려다본 아고라광장, 하얀 천막들이 주빈국행사가 열리고 있는 장소 . | ⓒ강구섭 | 매년 10만 여종의 각국 신간을 비롯해 35만점의 도서가 전시, 소개되고 3천여 회의 부대 행사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역시 행사에 참여한 각 나라 출판계가 각국의 도서, 출판물 등의 저작권을 사고파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첫 4일간의 행사는 관련업계 종사자, 각국 기자 등에게만 개방되며 이런 전문참가자가 전체 참가자의 70%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매년 한 나라를 초청국가로 선정해 그 나라의 문화, 예술을 보여주는 주빈국 행사를 비롯한 각종 이벤트가 열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976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22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했으며 2006년에는 도서전 사상 처음으로 이미 1986년에 주빈국으로 선정된 바 있는 인도가 두 번째로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책이라는 종이매체가 도서전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2004년의 경우 전시된 것에서 종이 도서가 차지한 비율은 42%에 불과했으며, 전자도서,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자료 등의 전자출판물이 점차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도서전에서는 전 세계 출판계 종사자들간 정보 교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최되며 1500명의 통, 번역자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출판계 이외에 독일의 영화, 언론계 등도 참여해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영화가 상영되기도 한다. 특히 올해 도서전에는 2006년 독일월드컵 홍보 코너가 더해져 300여 평 축구관련 전시공간에 작은 축구장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년 80~100여 개국의 6500~7000여 도서 및 출판 관련 업체가 참여하는 도서전은 그 자체로 거대한 기업 성격을 띠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2004년 도서전을 통해 거둔 매출은 6억 유로(7800억)에 달하며, 행사 전후로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한 인근지역에 10억 유로(1조3천억)가 유입됐다.
한편 독일관에서 만난 몇몇 독일출판계 관계자는 도서전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아시아의 출판계는 다수의 저작권을 구매하는 수요자로, 미국, 유럽 등의 출판계는 판매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출판계가 매년 다수의 저작권을 구매하는 반면, 유럽의 출판계가 아시아의 학술, 문학 등에 관심을 보이는 비율은 매우 저조하다는 것이다. 책을 매개로 한 교류, 소통의 장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지만 교류의 내용에 있어서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강구섭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