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등대에는 등대지기가 살지 않았다

뉴질랜드 여행기 (20) - 등대 앞에서의 명상

등록 2005.10.24 17:18수정 2005.10.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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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내가 은밀하게 마음 속에 품었던 꿈은 등대지기였다.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의 여름, 홀로 떠난 소매물도 여행에서 깎아지른 듯한 벼랑 위에 외롭게 서 있는 하얀 등대를 만나고나서부터였다.

그런 등대에서 산다면, 시끄럽고 번잡한 세상의 소음과 너무나 휘황한 대낮의 눈부심을 모두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외로움과 어둠을 벗삼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등대지기의 일상이란 몹시도 쓸쓸하고 고적하겠지만, 그런 삶에는 분명 보통사람들이 맛보지 못하는 고요함과 풍요로움이 숨겨져 있으리라고 여겼다.


저녁 무렵에 밝혀 놓은 등대의 환한 불빛 아래서 밤을 새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러다 지치면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때때로 밤하늘의 별들과 눈을 맞추고 새벽 바다에 떠오르는 여명을 가슴에 품으며 살아가는 등대지기의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하지만 내가 꿈꾸었던 이런 등대지기의 삶은, 실제로는 등대에 매혹된 한 사내의 낭만적인 몽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스스로도 그걸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인지, 나는 등대지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시도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루지 못하는, 아니 이룰 수 없는 꿈일수록 더 매혹적인 법이어서, 나는 휴가여행 때마다 등대 쪽으로 향하는 내 마음을 어쩌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두 번이나 더 다녀온 소매물도의 등대와 거문도에 있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 그리고 마라도에 있는 우리나라 최남단 등대 앞에서 내 꿈은 잠시 날개를 펴곤 했다.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서도 등대를 찾아 나서는 나의 여행은 계속되어서, 2년 전 본격적으로 나선 뉴질랜드 첫 여행도 뉴질랜드 최북단에 있는 케이프 레잉아(Cape Reinga) 등대를 찾아나선 것이었다. 아, 낯선 이국에서 처음 만나는 그 등대는 어찌나 반갑고 또한 얼마나 눈물겹던지! 나는 아내와 딸 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뉴질랜드 북섬의 남서부 해안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이번 여행길에서도 등대들을 만났다. 그 등대들 앞에서 나는 내 오래된 꿈을 다시 떠올렸다. 그러나 그 어느 등대에도 이젠 더 이상 등대지기가 살지 않았으니….

○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바다를 바라보는 노년의 추억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만난 등대는 타라나키 지역의 서쪽에 돌출해 있는 케이프 에그몬트(Cape Egmont)의 등대였다. 여행 둘째 날, 뉴 플리머쓰에서 하웨라로 이어지는 45번 국도, 일명 '파도타기 고속도로(Surf Highway)'를 타고 달려 작은 마을 오카토(Okato)를 지나자, 오래지 않아 등대 안내 표지판이 나왔다.

그 표지판을 보고 바로 우회전해서 10분 정도 초원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달리자 작은 농가 앞에서 길이 끝났다. 차를 내려 살펴보니, 바다는 저 멀리 보이고 등대는 농가 뒤쪽 나지막한 언덕 위에 솟아 있었다. 소매물도의 등대처럼 아찔한 높이의 절벽 위에서 드넓은 바다를 한눈에 품고 있는 아름다운 등대를 기대했던 내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a 나지막한 언덕 위에 서 있는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

나지막한 언덕 위에 서 있는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 ⓒ 정철용

조금은 실망스런 마음을 추스리며 우리는 언덕 위 등대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갔다. 언덕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니 완만하게 바다로 가라앉고 있는 해안선이 한참 멀리에 있어서 장쾌한 맛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시야는 탁 트여서 허연 거품 물고 달려오는 파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등대 앞에 세워놓은 안내판을 읽어보니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는 처음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원래는 1865년에 웰링턴 북쪽의 마나섬(Mana Island)에 세워놓았던 등대라고 한다. 그런데 마나섬 등대의 불빛을 웰링턴 부근에 있는 또 다른 등대의 불빛으로 착각한 선박들의 사고가 잇따르자, 1881년에 마나섬 등대를 분해 해체하여 웰링턴에서 한참 북쪽인 이곳으로 옮겨 다시 조립하여 세워놓은 것이라고 한다.

거의 150살에 가까운 오랜 나이와 한 차례 사지절단을 당한 아픈 상처가 있어서 그런지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는 대양을 눈앞에 두고 있는 청춘의 꿈이라기보다는 흐릿한 눈으로 간신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노년의 추억쯤으로 보였다. 등대의 하얀 색 기둥에 군데군데 흉물스럽게 묻어난 시뻘건 녹은 그런 인상을 더욱 강화시켜주었다.

a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에 오르는 계단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에 오르는 계단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 정철용

그러나 어둠이 내리면 이 등대 역시 환한 불빛으로 자신의 당당함을 되찾으리라. 나는 등대를 올려다보면서 저녁마다 이 언덕을 올라와 등대의 불을 밝혔을 등대지기의 생활을 잠깐 상상해 보았다. 그는 행복했을까? 나는 그가 계단을 오르내리며 바라보았을 바다도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았다. 그가 저 멀리 태즈만 해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꿈만 꾸었지 한번도 등대지기가 되어 보지 못한 나는 끝내 알 수 없으리라. 안내판에 의하면, 이 등대에 마지막으로 등대지기가 살았던 것은 1986년까지라고 한다.

○ 케이프 팰리서 등대...258개 나무계단 바위산 꼭대기의 미끈한 몸매

여행 7일째 되는 날, 우리가 마주친 두번째 등대 케이프 팰리서(Cape Palliser) 등대는 케이프 에그몬트 등대가 안겨주었던 실망을 완전히 상쇄시켜 주고도 남았다. 등대로 이어지는 도로의 풍경부터 벌써 달랐다.

a 케이프 팰리서 등대로 이어지는 비포장 해안도로

케이프 팰리서 등대로 이어지는 비포장 해안도로 ⓒ 정철용

나무 한 그루 없이 메마른 초원으로 뒤덮인 거칠고 황량한 바위산들과 이마를 높이 쳐들고 달려와 부서지는 거센 파도의 포말이 튀어 오르는 갯바위들 사이를 뚫으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비포장 해안도로는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마침내 바다 가까이 돌출해 있는 높은 암벽 위에 자리잡고 있는 등대의 모습이 멀리서 눈에 들어왔다. 이윽고 도로는 갑자기 끊어지고 우리는 그 막다른 길 끝을 차지하고 있는 넓은 공터에 차를 세웠다. 우리는 등대가 자리잡고 있는 바위산의 꼭대기까지 매우 가파르게 이어지는 258개의 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a 암벽에 놓은 258개의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가야 만나게 되는 케이프 팰리서 등대

암벽에 놓은 258개의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가야 만나게 되는 케이프 팰리서 등대 ⓒ 정철용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은 장쾌하기 이를 데 없었다. 멀리 남태평양에서부터 밀려온 파도가 갯바위에 부서지면서 만들어내는 흰 거품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해서, 그걸 바라다보고 있는 우리의 마음 속에까지 밀려드는 듯했다. 마치 청량음료를 마신 뒤처럼 후련해지는 가슴 속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은 또 얼마나 상쾌하던지….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 그 등대에서 우리는 한참 동안 머물렀다. 정오의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고 거친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등대는 미끈하게 잘 생긴 몸을 유감없이 드러내놓고 있었다. 녹슨 곳 하나 없고, 선명한 주홍색으로 목도리를 두르고 벨트도 매고 있는 등대의 깔끔한 모습에서는, 이 등대가 100년도 훨씬 전인 1897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전혀 실감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 등대에는 등대지기가 살면서 녹슨 곳도 벗겨내고 새로 페인트칠도 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너무나도 잘 관리된 깔끔한 등대의 모습에 나는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내판에는 이 등대 역시 무인 등대로서 웰링턴에 있는 뉴질랜드 해상안전청(Maritime Safety Authority of New Zealand)의 컴퓨터에 의해서 자동 조정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a 100년이 넘은 등대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깔끔한 모습의 케이프 팰리서 등대

100년이 넘은 등대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깔끔한 모습의 케이프 팰리서 등대 ⓒ 정철용

등대지기가 없어도 어둠이 내리면 불빛을 반짝거리면서 뱃길을 인도해주는 무인 등대. 하지만 멀리서 이 등대의 불빛을 보는 뱃사람들도 과연 그 불빛이 단지 컴퓨터에 의해 조정되는 전등에 불과할 뿐이라고만 생각할까? 그 불빛이 무인 등대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지라도, 그들은 어쩌면 그 불빛에서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따스한 등대지기의 마음을 늘 떠올리지는 않을까?

선원이 되어 본 적이 없으니, 이 또한 나는 끝내 대답할 수 없으리라. 그때 나는 그 동안 그렇게 많은 등대를 보았어도 실제로 어둠 속에 불을 밝히고 있는 등대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항상 햇빛 환한 대낮에만 등대를 보러 다녔으니까.

○ 캐슬포인트 등대...처음으로 등대 불빛을 보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에서 만난 세번째 등대는 마침내 불 환히 밝힌 모습을 내게 보여주었다. 케이프 팰리서 등대를 보려고 달려간 길을 다시 되돌아 나와 마스터톤의 퀸 엘리자베스 2세 공원에서 단풍 구경을 한 후에, 다시 동쪽 해안지역으로 약 1시간 정도를 달려 늦은 오후에 도착한 작은 바닷가 마을 캐슬포인트(Castlepoint)에서였다.

그 마을에 우리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로 비치하우스를 예약해 놓았는데, 집주인과 서로 연락이 어긋나는 바람에 짐을 풀어놓지도 못한 채 바닷가에서 기다려야 했다. 저물어가는 늦은 오후의 햇살로는 거세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의 한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우리는 차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집주인이 열쇠를 갖고 빨리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a 저녁 노을 속에 반짝 눈을 뜬 캐슬포인트 등대

저녁 노을 속에 반짝 눈을 뜬 캐슬포인트 등대 ⓒ 정철용

어두워지면서 점점 심해지는 바람과 거센 파도와는 대조적으로 수평선 위쪽의 하늘은 분홍색 노을이 곱게 물들고 있었다. 나는 그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솟아있는 바위섬의 하얀 등대에 오래 시선을 두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등대의 머리 부근에서 반짝거리는 빛을 보았다.

처음에는 그 빛을 노을 사이로 잠깐 비친 별빛쯤으로 여겼다. 그러다가 몇 초 후에 다시 반짝 빛나는 것을 보고서야 나는 그게 등대에서 나오는 불빛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 내 생애 처음으로 등대가 눈을 뜨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여행은 어쩌면 바로 이 순간을 보기 위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a 이른 새벽 어둑어둑한 여명에 바라본 캐슬포인트 등대

이른 새벽 어둑어둑한 여명에 바라본 캐슬포인트 등대 ⓒ 정철용

완전히 어두워져서야 도착한 집주인에게서 열쇠를 건네 받아 비치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나는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아직 꿈속 여행중인 아내와 딸아이를 두고 혼자서 등대까지 산책을 다녀오기로 했다. 아직도 밖은 깜깜했지만, 나는 등대의 불빛이 꺼지기 전에 가까이 가서 그 불빛을 보고 싶었다.

어둑어둑한 바닷가 길을 20여 분 동안 걸어서 등대가 서 있는 바위섬으로 이어지는 입구에 도착했다. 모래사장과 바위섬을 연결하는 긴 나무다리를 건넜다. 지난밤 거세게 불던 바람은 거의 잠들었고 파도도 잔잔해져 있었다. 바위섬 위에 웅크리고 있던 바위들이 수평선 위에 붉게 펼쳐진 아침 노을의 수혈을 받아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a 웅크렸던 바위들은 아침 노을 속에 기지개를 켜고

웅크렸던 바위들은 아침 노을 속에 기지개를 켜고 ⓒ 정철용

그러나 긴 밤 내내 어두운 바다를 향해 눈을 깜빡거렸을 등대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아침 노을과 마지막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다. 나는 그 눈빛이 희미해지고 마침내 멈출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수평선 위 구름 사이로 해가 떠오르고 드디어 등대의 불빛이 꺼졌다.

하지만 등대의 불빛은 꺼졌어도 등대 밖으로 나오는 등대지기는 없었다. 캐슬포인트 등대 역시 이제 더 이상 등대지기가 살지 않는 빈집이기 때문이었다. 안내판에 의하면, 캐슬포인트의 마지막 등대지기는 1988년에 철수했다고 한다.

a 등대는 밤새 지친 눈을 비비면서 아침 노을을 맞는다

등대는 밤새 지친 눈을 비비면서 아침 노을을 맞는다 ⓒ 정철용

그렇구나. 등대에는 이젠 더 이상 등대지기가 살지 않는구나. 등대지기가 되고자 했던 내 오랜 꿈도 이젠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구나. 나는 내 오랜 꿈을 이국의 땅에서 만난 아침 바다에 놓아주었다. 남태평양의 물결을 타고 내 꿈이 멀리 사라지고 있었다.

이국 바다에 풀어보낸 나의 꿈, 그리고 등대지기들의 꿈

그러나 나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홀가분하고 기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등대지기들이 꿈꾸었던 등대는 자신만의 작은 등대에 있지 않고 등대의 불빛이 비추는 저 넓은 바다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만났던 등대들이 이젠 더 이상 등대지기가 살지 않는 빈집들이 되고 만 것도 등대지기들이 모두 그렇게 자신이 꿈꾸는 등대를 찾아 바다로 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a 해가 떠오르자 캐슬포인트 등대의 불빛은 꺼졌다

해가 떠오르자 캐슬포인트 등대의 불빛은 꺼졌다 ⓒ 정철용

그러니 지금 내가 바다에 풀어준 내 오랜 등대지기의 꿈은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게 된 것일지도 모르리라. 작고 고립된 나만의 등대가 아니라 넓은 바다를 향해, 열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등대지기의 꿈.

그날 밤늦게 오클랜드로 돌아오면서 7박 8일간의 뉴질랜드 북섬 남서부 일주 여행은 끝났다. 그러나 내가 캐슬포인트의 바위섬 하얀 등대 앞에서 놓아준 등대지기의 꿈은 지금도 계속 여행을 하고 있으리라. 넓은 바다를 향해, 열린 세상을 향해.

덧붙이는 글 | 다음에 이어지는 뉴질랜드 여행기는 지난해 9월, 2박3일간 다녀온 뉴질랜드 북섬의 코로만델 반도 이야기입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에 이어지는 뉴질랜드 여행기는 지난해 9월, 2박3일간 다녀온 뉴질랜드 북섬의 코로만델 반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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