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군의장 음주 뺑소니... 화장실에 유기된 피해자 발견

군의장 "음주운전과 뺑소니만 인정"

등록 2005.10.29 18:02수정 2005.10.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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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사고가 난 현장. 피해자 이씨는 도로변에 깔아 놓은 나락을 살피다가 봉변을 당했다.
뺑소니 사고가 난 현장. 피해자 이씨는 도로변에 깔아 놓은 나락을 살피다가 봉변을 당했다.조혜진
지난 24일 현직 영덕군 군의회의장 송모(57)씨가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후 도주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송씨는 지난 23일 저녁 8시께 영덕군 향우회 행사 회식을 마치고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다 병곡면 신평리 도로변에서 나락을 살피고 있는 이모(63)씨를 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덕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송모씨를 긴급 체포한 것에 대해 "현장 주변 수색중 피의자의 집 마당에서 발견한 피의자의 차량과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등을 대조한 바 일치했기 때문에 검거했다"면서 "피의자 송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빈가 화장실에서 발견... 누가?

그런데 사고를 당한 피해자 이씨가 다음날인 24일 오후 1시40분경, 교통사고 지점에서 1.2km 떨어진 병곡면 사천리 빈 농가 화장실 안에서 폐유로 상반신이 뒤범벅이 된 채 발견돼 가족과 주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피해자 이씨는 발견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중태다.

피해자 이씨를 발견했다는 백모씨는 "24일 나락 담는 일을 한창하고 있는 중에 처가 창고문 열쇠를 가지러 동생집에 갔는데, 화장실에 들렀다가 안에 쓰러져있는 사람을 보고 놀라서 달려오더라"며 "급히 따라가보니 사람이 죽은 듯이 처박혀 있었다"고 말했다.

백씨에 따르면, 발견 당시 안팎에서 문을 걸 수 있는 화장실 문이 잠겨있는 상태에서 이모씨가 화장실 가스가 가득한 재래식 화장실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는 것.


피의자, 음주운전과 뺑소니만 인정

이번 사고로 피해자 가족들은 분노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 부인 정모(59)씨는 가슴을 치며 울먹였다. 아들 이씨는 "처음 아버지를 봤을 때 얼굴이며 몸에 기름이 범벅이 되어 있었고, 장이 파열되어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며 "하늘이 두 쪽 나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영덕군의장 송씨는 여전히 음주운전과 뺑소니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사고 이후 사실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씨는 발견 당시 얼굴과 상반신에 폐유가 덤벅이 되어 있었다. 화장실 바닥에도 폐유 흔적이 보인다.
이씨는 발견 당시 얼굴과 상반신에 폐유가 덤벅이 되어 있었다. 화장실 바닥에도 폐유 흔적이 보인다.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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