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반핵대책위가 허위 부재자신고 등 불법적인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모으고 있다.영덕 반핵대책위
주민들의 증언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에 살고 있는 윤모씨는 "일주일 전 이장으로부터 부재자투표를 하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그 때 내 투표용지가 이장한테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이장이 투표용지를 집에 갖다 줄테니 영덕을 위해 찬성표를 던져달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을 접수받은 대책위 남정태 조직위원장은 "더 많은 주민들이 본인도 모르게 부재자로 등록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주민투표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민투표 부정선거 감시활동을 하고 있는 대책위 권경만 홍보위원장은 "영덕 공무원들은 방폐장 주민투표 절차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서 방폐장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심지어 객관적 정보를 전달해야 할 공무원들이 무지한 시골 사람들에게 유치 홍보를 벌이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때가 어느 땐데... 말도 안 되는 소리"
반대 대책위는 또한 찬성 입장을 갖고 있는 지역의 단체나 인사들이 반대측을 공공연히 협박하고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방폐장에 반대하면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세력"으로 낙인찍어 거의 '관리대상'이 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반대측의 논리는 지역에 전혀 전파되지 않고 있다는 게 대책위의 주장.
반대측 농성장이 훼손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10월 27일 오전 5시경 영덕군 축산면에 설치돼 있는 반대 대책위 농성장에 술에 취한 2명이 찾아와 천막을 칼로 찢는 일도 벌어졌다. 당시 농성장에서 자고 있던 축산면 대책위 박동필 대표는 "유치측으로 추정되는 2명이 칼을 갖고 와 욕설을 퍼부으며 반대운동을 하지 말라고 위협하더니 결국 농성장 천막을 찢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해 둔 상태.
이같은 대책위 주장에 대해 찬성 측 입장은 한마디로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범영덕군 방폐장유치위원회 박재화 간사는 "때가 어느 땐데 허위 조작 선거를 할 수 있느냐"면서 "반대 대책위의 주장은 억지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영덕군 방폐장 대책반 김명중씨 역시 "반대 측이 제시하고 있는 각종 자료와 '불법 부당행위' 주장은 침소봉대의 전형, 근거 없는 모략에 불과해 대꾸의 소지도 없다"면서 "공무원들이 방폐장 유치활동에 매달릴 여력도 없을 뿐더러 투입된 인력들도 적법한 선에서만 활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