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2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의원단·시도당 위원장 비상 연석회의를 열고 지도부사퇴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의원단·시도당 위원장 비상 연석회의 에 참석한 권영길 의원이 생각에 잠겨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10·26재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김혜경 대표 등 지도부가 사퇴한 민주노동당이 오는 5일 열릴 예정인 긴급 중앙위원회에 권영길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은 2일 오후 의원단·시도당 위원장 비상 연석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권 의원은 내년 1월 20일에 열릴 지도부 선거 때까지 한시적으로 당을 이끌게 된다. 비대위는 위원장 포함해 10명으로 구성되며 정종권 서울시당 위원장, 김성진 인천시당 위원장, 이용길 충남도당 위원장, 문성현 경남도당 위원장이 권역별 비대위원으로 추천됐다.
노동, 농민, 여성 부문과 여성 국회의원, 여성 지역 광역의원은 권영길 비대위원장 추천자와 천영세 당 대표 직무 권한대행이 각 부문과 협의하여 추천하고, 의원은 의원단총회에서 추천하기로 했다.
권 의원은 "전후좌우 말 다 떼고 당이 결정하고 명령하면 따르겠다"면서 비대위원장 추천을 수락했다.
비대위는 우선 비정규직법안, 쌀비준안, 방폐장문제 등 현안에 대한 대응임무와 내년 1월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 책임, 그리고 당 혁신안을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안게됐다.
대표직무 대행을 맡은 천 의원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권영길·노회찬·강기갑·현애자 의원 등 의원단과 시도지부 위원장 20여명이 참석했다. 조승수 전 의원도 나왔다.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최초의 지도부 총사퇴라는 비상상황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시종일관 침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대구 동을 재선거에서 2%밖에 득표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이연재 위원장 등 대구시당 간부들이 일괄 사퇴해, 회의 분위기는 더욱 어두웠다.
민주노동당은 재선거 4곳 중 노동자 밀집지구인 울산북구에서 패배한 것은 물론이고, 대구 동을 2%, 경기 광주 3.7%, 부천원미갑에서 3.4%밖에 득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심한 충격을 받은 상태다. 창당초기 지지도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당 지지도가 어느 정도 유지됐으면, 울산에서 졌다해도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