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정세균 의장에게 뒤늦은 '축하난'

등록 2005.11.03 13:06

수정 2005.11.03 14:23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3일 국회 당의장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축하인사를 전하기 위해 방문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받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이 정세균 열린우리당 임시 당 의장겸 원내대표에게 뒤늦게 난을 보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3일 오전 노 대통령이 보낸 당 의장 취임 축하난을 들고 당 의장실을 찾았다. 지난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임시지도부인 '정세균호'가 출범한지 4일만이다.

어제까지만도 청와대에서 신임 당 의장에게 축하난조차 보내지 않는 것에 대해 구구한 해석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정 당의장을 찾은 이 실장은 "일정이 많아 늦었다"고 해명했다.

정 당의장은 "이 자리가 명예롭고 영광스럽기보다 형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축하를 사양 하는데 대통령이 보낸 것을 무르는 것도 그렇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 실장은 "노 대통령은 어려울 때 중책을 맡은 것에 대한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면서 "(정 의장이 이번 난국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시고 헤쳐나가길 희망하고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정 당의장은 "선거에서 승리를 하지 못했기에 당으로써는 우리가 좀더 잘했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면서 "당의 사태를 수습하고, 창당한다는 각오로 쇄신해서 미래를 만들어 가되, 동시에 정기국회를 소홀히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참여정부가 잘해야 당도 성공할 수 있다"면서 "당·정·청은 공동운명체라고 당은 생각하고 의원들 모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함께 지혜를 모아 꼭 당과 청와대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정 당의장은 특히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其利斷金. 두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그 예리함이 쇠도 자를 수 있다 있다)'는 주역의 구절을 인용하며 "범여권이 단결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당의장은 또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책임론'에 대해 "선거에서 진 뒤 대통령에 대한 격앙된 목소리가 있지만 모두가 잘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1차적 책임은 당에 있다는 생각으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께 잘 말씀하셔서 지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대통령께서도 10.26 재선거 결과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평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겠다는 말씀도 하셨고, 이런 계기가 우리당이 새롭게 도약 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우리당이 그런 역량을 발휘했기 때문에 기대와 믿음을 갖고 계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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