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아홉 개다! 미니 볼링 대회장옥순
두 편으로 나누어 게임을 하면 더 즐겁겠지요? 아이들의 즐거운 생활 공부로도 훌륭한 자료가 됩니다. 입으로 불게 하면 폐활량도 커지게 됩니다. 2학년 공부를 마친 나라도 함께 어울리며 좋아합니다. 작년에도 혼자 1학년이었으니 여럿이 어울리는 놀이를 많이 못 해본 나라입니다. 아팠던 진우까지 나와서 한결 즐거워진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를 들으니 제 웃음소리가 더 큽니다.
수학을 놀이처럼 배우며 수 개념을 체득하고 친구들과 즐거운 놀이를 하며 공부하는 일이 통합교육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자라게 하는 공부, 차례를 기다리며 상대편의 승리도 축하해 줄 수 있는 아량까지 배운다면 도덕 시간이 되니까요.
수 개념을 익히게 하는 시간의 양만큼 아이들에게 형성되는 개념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짐을 생각하며 내 눈에는 온갖 사물이 학습자료로 보이곤 합니다. 버릴 게 없다는 말이 더 옳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잡동사니 쓰레기일지 몰라도 잘 들여다보면 학습 자료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으니까요.
이제 돌이켜 보니 내 자신이 왜 그렇게 수학을 힘들어했는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시절에 초등학교를 다니며 교실에 있는 거라곤 칠판과 분필이었고 그나마 교실조차 부족해서 오전 반, 오후 반으로 나누어 학교에 갔고 한 학급에 50명씩 공부하는 교실에는 내 책상조차 부족했던 60년대의 교실.
읽고 쓰고 받아쓰기 하는 일이 반복되던 가난한 교실에서 분필 하나에 의지해서 목이 아프게 가르쳤을 은사님들의 은혜를 생각하게 됩니다. 복사기는커녕 종이도 귀한 시절이니 칠판에 가득 시험문제를 써 놓고 그걸 베껴 날마다 시험을 보느라 가운데 손가락은 군살까지 생겼던 시절. 그래도 그렇게 열심히 가르쳐 주신 선생님 덕분에 공부하는 일이, 책을 보는 일이 즐겁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새 책으로 공부해 본 기억은 단 한 번도 없고 실험을 해 본 기억조차 없지만 그래도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해야 한다고 여겼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다달이 내는 납부금을 제 때에 한 번도 못 내서 늘 가난한 부모님을 아프게 했던 그 때였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학교에만 오면 모든 게 해결됩니다. 알림장에 준비물을 사 오라고 쓰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학생 수가 적으니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큽니다. 똑같은 크기의 교실에서 30~40명이 공부한다면 아이들의 사물함도 제대로 놓을 공간이 없는데, 우리 아이들은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여유있게 살아갑니다.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최신형 컴퓨터와 피아노, 바이올린을 비롯하여 자잘한 학습 용구까지 늘 갖추어진 교실에서 자신의 그림이 몇 장씩 붙어 있는 자랑판을 보며 자신감을 키워가는 시골 학교의 장점.
값비싼 학습 자료 대신 재활용품을 이용한 학습 자료로 학습 효과를 얻고 성취동기를 불어넣으며 놀이처럼 즐거운 수학의 원리를 몸으로 배우는 동안 즐거워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오늘 일기를 적습니다.
덧붙이는 글 | 산골 분교에서 올리는 교실 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애독자라서 숙제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내일이면 자기들 중에 누구 이야기가 나오는 지 나를 채근할 겁니다. <한교닷컴> <웹진에세이>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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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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