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암벽 뚫고 유달산 조명등 설치 논란

일방적 토론회 취소로 목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유감"

등록 2005.11.10 12:00수정 2005.11.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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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 조명등
유달산 조명등목포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남 목포시가 유달산에 조명등을 설치한 것을 두고 지역시민단체와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목포시는 지난 9월 관광지인 유달산 일등바위(해발 228m)를 야간에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업은행으로부터 5억 5000만원을 후원 받아 조명시설을 설치했다. 그런데 조명전구 180개를 설치하면서 유달산 암벽 130곳을 뚫어, 목포환경운동연합 등으로부터 자연훼손 논란과 함께 야간 조명시설 가동에 따른 동식물 등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강한 반발을 샀다. 특히 당초 금년 계획이나 예산에 없던 조명 시설을 시민여론수렴이나 절차도 없이 설치한 것을 두고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목포시는 지난 9일 오후 2시 목포환경운동연합과 목포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목포생명의 숲 등 관련시민단체와 시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경관조명등 설치에 관한 토론회를 열기로 했었다.

이날 열기로 한 토론회에는 지역환경단체 관계자와 지역대학 교수 뿐 아니라 목포시 M아무개 간부 등 시 공무원 2명도 토론자로 참석하기로 했다. 그런데 토론회 하루 전인 지난 8일 목포시는 목포환경운동연합에 공문을 통해 “원만한 토론을 할 수 없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시 당국은 “유달산 경관 조명시설 설치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토론자로 나서는 등 시 입장을 대변해 줄 기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목포환경운동연합 유영업 사무국장은 “이번 토론회는 지난 4일 목포시에 정식 공문을 보내 토론회 참석여부를 확인한 뒤, 시 관계 공무원 참석자 명단까지 받았기 때문에 지역언론사에 보도자료까지 미리 배부했다”고 밝혔다.

토론회가 무산되자 이들단체는 지난 9일 정종득 목포시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유달산 등에 조명시설 설치 근거로 관련 조례를 제정한다면서 시민단체와 터놓고 얘기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토론자를 섭외할 때부터 시 당국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적임자 추천을 의뢰하자 시 국장과 계장이 참석하기로 목포시가 스스로의 결정해 놓고 원만한 토론이 어렵다며 무산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목포시는 유달산 다른 봉우리와 갓바위 등에도 조명 시설을 확대, 설치해 볼거리를 만들기로 하고 경관 조명시설 관련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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