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스토리> 책 표지. 신씨의 등에 업힌 아이가 그녀의 딸 서윤이다.휴먼앤북스
프랑스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감동하고, 사랑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 것이다"란 진술에 매혹 당한 여자,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와 <세기말 블루스>란 시집을 낸 여자.
자신의 셀프누드를 찍고 이를 책으로 펴내 유교적 도덕률이 지배하는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여자, 개인전을 열만큼 사진에도 재주를 보이는 여자, 미술 관련 에세이도 수차례 발간한 여자.
한두 마디 수식어로는 설명이 힘들 정도로 다층적인 정체성을 지닌 '전방위 예술가(가수 홍서범 식으로 말하자면 종합예술인)' 신현림이 신작 산문집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싱글맘 스토리>(휴먼앤북스).
이번 책에서 그녀는 이혼 후 혼자서 아이를 키워온 자신의 체험을 더하고 덜어냄 없이 담담하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얼마나 솔직한지, 남편과의 법정싸움과 혼자 사는 여성의 성적 외로움을 드러내는 대목에서는 읽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다.
이는 신현림의 솔직담백한 평소 성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싱글맘 스토리> 곳곳에서도 작가의 시원스럽고, 다소 호방해 보이기까지 하는 성격이 그림을 보듯 읽힌다. 책은 크게 4개의 문장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내 삶의 이유인 아이'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사는 이혼녀'
'남성중심 사회에 시비 걸기'
'그래도 인간은 외로운 존재'
위 문장들은 책에서 4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신현림 특유의 발랄하면서도 물기 어린 문체로 가공돼 독자들과 대면한다. 그녀 역시 이혼의 아픔을 겪은 탤런트 최진실은 이 책을 접하고 "사랑은 상처를 덮는 이불이라 하는데, 이 책 속엔 아주 매력적인 사랑의 이불이 있더군요. 힘겨운 삶이지만 우리 같이 힘내며 살아요"란 격려의 말을 전해오기도 했다고.
지난 화요일 책을 받아 읽은 후 몇 가지 도전적인 질문을 포함한 '이메일 인터뷰요청서'를 신현림에게 보냈다. 아래는 도전적 질문에 도전적으로 대답한 그녀의 답변서다. 가감 없이 싣는다.
이혼한 사람에 대한 편견은 소외와 미움 낳을 뿐
- 이혼하고 혼자 애 키우는 게 자랑은 아니다. 굳이 그 이야기를 책으로 낸 이유는?
"그럼 이혼 안 하고 키운 애가 개망나니라도 그게 자랑일까? 지지리 궁상인 결혼생활이라도 자랑일까? 자랑을 자랑삼으면 덜 떨어진 인간 아닌가. 이혼하든 안 하든 민폐 끼치지 않고 착하고 아름답게 사는 일이 중요하다.
많은 차별과 편견은 소외감과 미움, 전쟁과 죄악을 낳을 뿐이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음으로써 세상은 더욱 흥미롭지 않은가. 다양한 삶의 형태를 존중하고 서로 격려하고 사랑하며 사는 세상을 꿈꾼다. 누구나 좀더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내 불타는 생각의 구두를 던지고 싶었다."
- 책 곳곳에 딸 서윤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딸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애로 인해 고달픈 일도 많지만 인생의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을 만난다. 신의 입김이고 빛의 사과알이고, 미래의 웃음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아이들은 다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