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고국을 방문한 로버트 김씨.이병선
누리꾼 박준영(Y1000EAR)씨는 '로버트 김을 두 번 죽이고 싶었나'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결국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을 두고 군사정보를 캐물으면 어쩌라는 것이냐"며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도, 그가 하면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몰랐느냐"고 제작진을 성토했다.
이재준(LEE8019)씨는 "고국이란 나라가 아직 상처도 아물지 않은 사람에게 또 기밀을 누설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 어이없다"며 "(로버트 김씨가)미국으로 돌아가면 조사를 받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시청자들은 특히 "로버트 김씨가 난처해 하는 모습을 보고도, 질문을 거둘 듯 거둘 듯 하면서 결국 자제하지 못했다"며 사회자인 손석희 아나운서의 집요한 질문공세를 문제 삼았다.
김민재(JSW908)씨와 정욱재(WJJUNG11)씨는 "진행자가 몰아가는 질문과 방향이 가슴이 떨렸을 정도로 민감한 부분으로 가져 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며 "적어도 로버트 김씨를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런 우를 범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두 부부의 표정에 긴장감이 역력했다"며 "방송이 너무 냉정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청자들은 특히 '북한 잠수함의 제주도 근해까지의 침투 여부' '미국의 우방간 편파적 정보제공 사실' '원조된 식량의 군량미 유입문제' 등 직접 대답하기 곤혹스러운 질문들에 난처해 하는 로버트 김씨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번 토론의 핵심은 조국을 사랑하다 옥고를 치른 애국자의 솔직한 심정과 그를 스파이로 인식하는 일부 국민들의 오해를 푸는 것이 되었어야 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로버트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당시 국제사회의 원조 식량이 군부로 유입되었는지 여부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하거나, 1996년 북한 잠수함 동해 침투사건 당시 2척의 잠수함이 제주도 근해에까지 나타났는지에 대해 "여기서 얘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하고 말끝을 흐리는 등 매우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국이 여타의 우방에 대해서는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한국에는 정보를 주지 않는 일이 많았는지에 대해 "이 이야기를 해서 잡혀가면 큰일인데"하며 불안해하는 등 곤혹스러워했다.
한편, 이같은 시청자들의 의견에 대해 100분 토론 제작진은 "로버트 김 사건에 대한 진실과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다"라며 "출연자들도 허심탄회하게 말씀을 나눈 것에 대해 만족해 하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해명했다.
| | "정책수립자는 정보자주화에 노력해야" | | | 부친 생전 모습 담긴 영상에 잠시 눈시울도 | | | | 로버트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국가의 '정보자주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씨는 "정부가 외부에 정보를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정책수립자들은 정보자주화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김씨는 "옥중에서 오랜 기간 동안 수감생활을 하면서 (한국 측에)정보를 전달한 것에 한때 후회도 했지만,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덕분에 건강하게 나온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국가를 위한 백 대령의 임무를 도와준 것일 뿐, 지금도 내가 스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한국인이고 나의 위치에서 도울 수 있는 데까지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방송 도중 지난해 자신의 모습을 끝내 지켜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생전 모습이 영상으로 비치자 애써 고개를 돌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 김범태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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