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오른쪽)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쌀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과의 조율을 거쳐 16일 본회의에서 쌀 비준안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참여 촉구 결의안을 함께 처리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일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난 박 대표가 다음날인 10일 오전 비준안 처리 연기를 검토하자고 발언하면서 그림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16일 상정을 추진하고 있던 원내대표로서는 뜻밖의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박 대표가 문제의 발언을 했던 10일 강 원내대표는 당내 소장파그룹인 수요모임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하느라 이 회의자리에 없었다. 뒤늦게 박 대표의 발언을 알게된 강 원내대표는 "강기갑 의원의 단식을 중단시키려면 빨리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음날인 11일 아침 강 원내대표는 자신이 주재하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일부러 쌀협상비준안을 빨리 통과시킬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늦춘다고 해서 반드시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박 대표의 전날 '연기 검토' 발언에 대해 선을 그었다.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이다.
강 원내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16일에 쌀비준안과 인권결의안 2개를 같이 처리하려고 했다"며 "박 대표가 립서비스 정도만 했으면 됐는데, '검토'를 얘기하면서 어긋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원칙 아니냐"면서 "14일 의총에서 결정하겠지만, (우리는) 16일 본회의서 처리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 당직자는 "16일 처리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강기갑 의원이 단식을 하고 있고, 당내 농촌 출신의원들도 반대하고 있는데다, 17일 시작되는 에이펙 전날에 굳이 쌀비준안을 처리할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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