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
산을 오르다 문득 내려다보니 갈대 하나가 빗방울을 머금고 있습니다. 오를 땐 몰랐는데 돌아서 내려다보니 길을 막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갈대 너머로 펼쳐진 풍경도 여전히 가을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대로 세상을 사는 사내의 눈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입니다.
하지만 저 길 너머 강 건너에 사는 이들은 보이는 세상보다 한 걸음 먼저 일어나 한 걸음 먼저 준비하며 살아갑니다. 입동 지나면서 힘겹게 농촌을 지키며 살아오신 허리 굽은 할머니들은 김장 준비, 그 곁을 지키고 서 계신 할아버지들은 메주 쑤어 매달 준비를 하십니다.
그렇게 가을은 가고 겨울이 한 발 두 발 다가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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