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1997년 불법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는 데 '전달책'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홍석현 전 주미대사(전 중앙일보 회장)가 조사를 받기 위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홍석현 전 주미대사(전 중앙일보 회장)가 16일 오전 10시경 서울중앙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홍 전 대사는 삼성그룹이 1997년 불법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는 데 '전달책' 역할을 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도착한 홍 전 대사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를 받았느냐", "왜 귀국을 미뤄왔느냐", "도청 테이프 내용을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내내 침묵했다. 다만 홍 전 대사는 "검찰에서 상세히 다 말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검사실로 향했다. 홍 전 대사는 다소 상기되기는 했지만 여유있는 표정을 잃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관계자 10여명이 검찰 청사 앞으로 몰려와 "홍석현을 처벌하라"고 외치며 검찰에 출석하는 홍 전 회장과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고발 114일만, 1차 소환통보 받은지 47일만
홍 전 대사의 검찰 출석은 지난 7월 25일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된지 114일, 9월 30일 검찰의 1차 소환 통보를 받은지 47일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2월 22일 주미대사에 공식 취임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X파일' 내용이 보도되자 9월 23일 사임한 홍 전 대사는 참여연대 고발 이후 두차례 검찰로부터 소환을 통보받았지만 계속 귀국을 미뤄왔다. 지난 12일 일본을 거쳐 김포공항에 도착, 9개월여만에 귀국한 홍 전 대사는 "도청사건이나 X파일 사건이 원만하게 처리가 돼서 우리 사회가 과거를 딛고 밝고 성숙한 민주사회로 가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홍 전 대사가 검찰 진술에서 '상세히' 밝혀야 할 의혹은 97년 삼성그룹이 불법 대선자금을 뿌리는데 '전달책' 역할을 했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삼성 정치자금의 정확한 규모를 밝히는 문제 역시 홍 전 대사가 열쇠를 쥐고 있다. 삼성의 정차자금 규모는 삼성의 처벌을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또 홍 전 대사는 99년 검찰의 보광그룹 탈세 사건 수사에서 발견된 출처불명의 뭉칫돈 30억원과 관련해 삼성의 정치자금 일부를 착복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97년 당시 추석을 앞두고 동생인 홍석조 광주고검장을 통해 전ㆍ현직 검사들에게 삼성의 '떡값'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홍 전 대사가 풀어야 할 몫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홍 전 대사의 소환과 관련해 "(피고발인이라고 다 부르는 것은 아니라) 판단을 하고 부르는 것이고, (홍 전 대사는)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얘기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1신 : 16일 오전 9시42분]
홍석현 전 대사, 오늘 오전 10시 검찰 출두 예정
'삼성 X파일'을 풀 열쇠를 쥐고있는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오늘(1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홍 전 대사는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이 조성한 거액의 자금을 정치권에 전달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전 대사를 소환해 지난 7월 세상에 알려진 안기부 도청테이프 녹취록에 담긴 내용의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홍 전 대사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1999년 보광그룹 탈세조사 당시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소환, 조사된 후 6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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