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존경하던 조상들이 모시던 당산나무의 오색조태용
현재 갯벌의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공유지입니다. 하지만 간척지가 되고 나면 개인땅 즉 사유지가 될 것이고 갯펄의 생명은 사라질 것입니다. 망해사에서 바라보던 그 황홀한 일몰처럼 사라지는 것입니다.
망해사에 함께 온 조카는 이제3살입니다. 우리가 새만금 간척 사업을 막지 못한다면 이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다시 여기에 찾아 온다면 그때는 그 망해사 앞은 멋진 바다가 아니라 땅이 되어 있겠죠.
마치 수출에 발목을 잡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린 대한민국의 농업의 새로운 장이라는 열어 나갈 것처럼 시작된 새만금 간척 사업은 전북도민들에게는 그저 개발에서 소외 받은 기나긴 역사에 보상처럼 느껴지는 사업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대규모 국책사업 그 자체만으로도 기쁜 것이었겠죠. 이제까지 소외감을 떨어 버릴 수 있는 사업…, 정치인들도 그것을 원했던 것이겠죠. 새만금 간척 사업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던 그 시절 어렸던 저도 그랬고 동네 어른들도 그랬습니다.
개발이 최고인 세상에 살다 보니 개발에 소외된 것이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허탈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두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보상이 아니라 독을 안겨주는 사업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아무도 이야기 해주지 않았습니다.
바다가 점점 막혀가고 있으니 민물과 썰물이 만나던 만경강과 동진강의 회귀성 물고기와 그 많던 백합과 바지락도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서 만들었던 황금어장이 죽어가는 것이지요. 개발을 최우선으로 하는 개발독재로 인해 제2의 시화호 사건이라고 일컬어지는 새만금 간척 사업은 인간의 개발 욕망의 포퍼먼스 현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아직 심포 앞바다 개펄은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썰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인 반지락과 대합을 캐기 위해 개펄로 나갑니다. 대합도 많이 있고 게도 많고 망둥어 많은 살아있는 개펄이지만 곧 그들의 시체가 나뒹구는 죽음의 바다가 될 것입니다. 그와 함께 갯펄을 터전 삼아 살던 갯마을 사람들의 삶은 어찌 됩니까?
가끔 개펄 생태체험을 위해 고사리 손들이 찾아오지만 그것도 그 아이들에게 그저 확인 할 길 없는 추억의 장소로 사라지겠죠?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습니다. 백제시대에부터 지금까지 이어졌던 망해사의 풍경은 개발에 의해 앞에도 지평선 뒤에도 지평선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바다를 잃어버린 망해사의 이름은 이제 무엇으로 바뀌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