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수사 논란에 뇌물까지... 곤혹스런 광산

검찰, 광산경찰 구속... 여성단체 "성매매 초동수사 미흡" 질타

등록 2005.11.18 11:06수정 2005.11.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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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방경찰청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가 지난 1일 발생한 성매매 업소 화재 사건과 관련 '봐주기 수사' 논란에 이어 소속 경찰관이 피의자에게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광주지방검찰청은 17일 "사기도박 피의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찰관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구속으로 곤혹

광주지검 형사1부는 사기도박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고도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의자를 임의로 불입건 처리한 뒤 금품을 받고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최아무개(36)씨를 구속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최씨에게 금품 등을 건넨 사기도박 피의자 문아무개(43)씨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 조사에서 최씨는 지난해 10월 사기도박 신고를 받고 김아무개씨를 같은 혐의로 긴급체포하고도 하지 않은 것처럼 수사보고서를 허위 작성했다. 최씨는 지난 7월 김씨 등에 대해 사기도박이 아닌 다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씨는 지난해 1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상습도박 등 혐의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씨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만원을 건네 받고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9월에는 사기도박으로 긴급체포된 또 다른 김아무개씨로부터 '자신을 석방해주는 등 사건처리를 잘해 달라'는 청탁을 문씨를 통해 전해듣고 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최씨는 이들에게 향응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 경장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정리 '1003번지' 성매매 여부 수사 "초동수사 미흡" 질타도

박봉기 광산경찰서장이 지난 14일 송정리 ㅍ업소 사건과 관련 중간브리핑을 하면서 유착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박봉기 광산경찰서장이 지난 14일 송정리 ㅍ업소 사건과 관련 중간브리핑을 하면서 유착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광주드림 안현주
앞서 광산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아무개씨가 사용하던 금고를 수거해 온 이후 여성단체들에 의해 이 금고를 봉합해야 하는 '수모'도 겪었다. 여성단체들이 경찰을 믿지못하겠다고 반발한 것이다.

지난 1일 광산구 송정동 이른바 '1003번지' ㅍ유흥주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김아무개(23)씨와 김아무개(33)씨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질식해 중상을 입었다. 이 중 33살의 김씨는 끝내 사망했다.

이와 관련 애초 경찰은 수사 방향을 단순 화재 사건으로 잡았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여성단체 등 2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주 송정리 성매매업소 화재사건 대책위'는 단순 화재사건이 아닌 불법 성매매에 대한 수사를 사건 초기부터 촉구해 왔다.

경찰은 사건 발생 6일 만에야 수사방향을 바꿔 지난 8일 성매매 알선 혐의로 업주 임아무개(4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화재사건을 먼저 조사하고 성매매 부분은 나중에 수사하려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뒷북 수사'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광산경찰서는 지난 3일 성매매 업소 ㅍ업체 업주 임씨와 다른 종업원 3명이 남구 월산동 ㄱ여관에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도 제 때 출동하지 않아 ㄱ여관을 빠져나갈 기회를 줬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 8일 이 신고자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고 뒤 40분이 지나도록 경찰은 나타나지 않고, 업주가 어딘가로부터 전화를 받고 황급히 여관을 떠났다"면서 "경찰 내부에서 알려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14일 박봉기 광산경찰서장은 중간 브리핑을 통해 "출동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상황실 일지 등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산경찰서는 8일 ㅍ업소 업주 임아무개씨의 내연남으로 인근에서 ㅊ·ㄷ업소를 운영하면서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김아무개(4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경찰은 감금, 선불금 등 인권유린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광산경찰서는 전남지방경찰청의 감찰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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