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국민배우 알폰스 하이더.
haider.at
오스트리아에는 알폰스 하이더(47, Alfons Haider)라는 유명한 배우가 있다. 그는 전문적인 엔터테이너로 불린다. 그는 연극배우이자 영화배우이며, 쇼 모더레이터와 캬바레티스트, 뮤지컬 배우를 겸하고 있다. 또 가수로써 앨범도 몇 장 냈다.
그는 유명세만큼 어마어마한 개런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직 미혼이다. 그리고 동성애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알폰스 하이더를 오스트리아의 대표배우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알폰스 하이더는 매년 일종의 국가행사이기도 한 오스트리아의 '오페라발'(Opern Ball)의 사회를 보며, 국영TV의 프라임타임 쇼를 진행한다. 그는 문화정치학에도 일가견이 있어 TV토론회 등에 패널로도 출연해 가끔 자기주장을 펼치며 동성애자들의 운동단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가 연예활동을 함에 있어 동성애자라는 타이틀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에서 배우들이나 유명인사들의 '커밍아웃'은 이제 별다른 뉴스감도 아니다. 그들은 새로 사귄 애인들을 대중매체를 통해 소개하며, 종종 스타일리시한 게이·레즈비언 카페와 바 등에 한번쯤 가보기를 권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오스트리아는 개방적인 나라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보수적인 가톨릭국가에서 열리는 동성애 축제
오스트리아는 전형적인 가톨릭 국가다. 그만큼 다른 이웃국가들에 비해 보수적이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중유럽을 식민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성기를 그리워하며 낡고 오래된 그들만의 문화를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켰다.
미국의 스타벅스가 재미를 못 본 유럽국가 중 한 곳이 오스트리아다. 이들은 테이크아웃 커피보다 10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닌 전통카페에서 커피 마시기를 즐긴다. 오랜 전통 속에서 살아온 탓인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새로운 것 또는 이질적인 것을 거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보수성'은 오스트리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을 바라보는 시각만큼은 다르다. 오스트리아에서 동성애는 그저 '취향'의 차이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매년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에서는 동성애자들이 주축이 된 축제가 열린다.
비엔나 시청 앞은 매년 5월 중순 하루 동안 특이한 복장을 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라이프발'(Life Ball)이라고 불리는 이 축제에는 세계적 유명인사들도 대거 초청된다. 이 축제에는 매년 이 축제의 패션쇼만을 위한 디자이너가 선정되는데 올해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패션쇼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