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위도의 치도리나 대리에서 바라보면 곰소만과 함께 영광 원자력발전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위도의 앞 바다를 영광원자력 발전소에 내준 탓에 주민들은 늘 핵발전소의 망령에 시달려왔다. 주민들은 지난 영광원자력발전소 건설과정에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앞마당을 내줘야 했다. 그리고 온배수 피해를 비롯한 어족자원 고갈의 원인일 수 있다는 환경론자들의 무성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 바다에서 잡은 조기를 '영광굴비'라고 했다. 당시 위도가 영광군에 속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같은 바다의 생태환경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태공동체와 같았던 것이다. 이들 어민들에게는 영광, 부안, 고창의 경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바다건너 이웃마을들은 영광원자력 발전소 건설로 어업 피해보상을 보상을 받았지만 같은 어장에서 고기를 잡던 위도 주민들은 고려도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최근 부안군에서도 벌어졌다. 새만금 사업이 그것이다. 모두들 새만금사업 이야기를 하면 방조제 안쪽만 주목하지만 사실 방조제 밖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미 격포에서는 물길이 바뀌었고 쭈꾸미를 비롯해 가을전어가 철을 잃고, 어획량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위도에서 그물질을 하는 어민들은 철이 되면 일주도로에 그물을 널고 도리깨질을 하는 것이 일이다.
과거에는 한철 내내 바다에 넣어두어도 그물에 '떼꼽'이 끼는 일이 없었지만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면서 바닥에 뻘이 쌓이고 그물코에 부유물들이 붙어서 한사리를 버티기도 힘들다. 뿐만 아니라 서해에 서식하는 고기들의 70%가 산란하고 자라는 갯벌이 파괴되면서 위도를 지나던 고기들도 보이질 않는다. 이래저래 위도 주민들은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되고 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