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옛 영화 한번 보시라

영화 <백 투더 퓨처> 1탄(Back to the Future)

등록 2005.11.24 11:59수정 2005.11.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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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영화를 좋아한다. 아직 만화영화가 좋은 아이들과는 코드가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영화를 본다고 하면 그다지 좋아하는 기색들이 아니다. "왜 아버지가 좋아하는 것만 보느냐?"는 불만과 함께 자기들끼리 다른 놀거리를 찾거나 자 버리기가 일쑤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것을 찾다가 문득 예전에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80년대 중반에 개봉된 영화 <백 투더 퓨처>(Back to the Future) 1탄.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엄마, 아버지가 젊었던 시절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그들과 함께 대화도 나누며 비슷한 또래로서 함께 문제를 풀어 나간다는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을 터인데 그것이 화면에서나마 실제와 같은 현실로 나타나니 얼마나 환상적이겠는가? 아이들의 시각으로 마음껏 꿈을 꾸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 '백 투더 퓨처' 1탄(Back to the Future)의 포스터

'백 투더 퓨처' 1탄(Back to the Future)의 포스터

저녁을 먹고 "조금 있다가 함께 영화를 보자!"는 얘기를 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예전처럼 시큰둥했다. 여태껏 그래왔듯이 난해한 내용으로 이해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표정과 함께, 같이 보자니까 어쩔 수 없이 봐 준다는 '아량의 몸짓'을 아이들은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하여간 공부하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속셈에서인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작은 소동이 있고 난 후 불을 끄고 베개와 이불까지 동원해 느긋하게 자리를 잡은 다음 비디오를 틀었다.

예상했던 대로 조금은 지루한 듯한 초반부가 지나면서부터 아이들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원래 영화 보는 것을 즐기던 큰아이뿐 아니라 극장에만 가면 졸기 일쑤였던 작은 녀석마저 이것 저것 질문해 가며 집중하는 모습은 근래 보기 드문 것이었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영화를 처음 보는 듯 모든 것이 새롭기만 했고 이야기 전개도 흥미진진했다.

이 영화는 개봉된 지 벌써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에는 최첨단이라는 생각에 선보였던 갖가지 소품들이 지금 눈으로 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다. 안테나를 뽑아서 쓰는 벽돌만한 무선전화기하며 다이알식 텔레비전, 당시에 한창 유행하던 몸에 꼭 맞는 바지와 운동화.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영화의 줄거리와 합쳐져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를 나타내는 상징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아버지도 저런 걸 썼느냐며 흥미롭게 물었다. 자연스럽게 격의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이것만으로도 작전은 성공 아닌가!

영화를 다 보고나자 빨리 들어가 자라고 재촉하는 엄마에 쫓기면서도 아이들은 내일 꼭 또 보여 달라는 요구를 잊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재잘거리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듯한 눈치다.

내일은 2탄을 보고 모래는 3탄을 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나도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 것이다. 비록 화면에서일 뿐이지만 말이다.

지난 것, 옛날 것이라 무시하지 말고 유쾌하고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남아 있는 영화라면 과감하게 온 가족이 다시 한 번 추억을 되새겨 보시라.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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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분야는 역사분야, 여행관련, 시사분야 등입니다. 참고로 저의 홈페이지를 소개합니다. http://www.refd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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